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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투 포인트 ] IT 거버넌스로 가는 지름길 'PPM'
출판일 :2006년 6월호

IT 거버넌스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인 PPM이 그 실체를 드러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IT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프로세스 중 가장 성숙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PPM은 IT 프로젝트에 투명성과 가시성을 제공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ROI를 향상시켜준다는 슬로건을 내걸로 기업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조민경 기자


IT 자원이 기업의 가치 창출을 위한 원동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IT는 기업의 가치 증대, 비즈니스 목표 달성 등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들도 IT 예산을 운영 비용이 아닌 투자로 판단, 대규모 예산과 인적 자원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IT 프로젝트의 성공률은 기대보다 높지 않다. 한 조사 기관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시행되는 IT 프로젝트 중 40% 이상이 실패로 끝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IT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반타작'이라는 게  괜한 말은 아닌 것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IT 프로젝트 성공률이 절반에 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IT 부서와 현업 조직 사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현업 조직은 끊임없이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지만 각각의 우선 순위나 필요성,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의 연계성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접수된 사항이 어느 조직에서 요구한 것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IT 부서와 현업 조직 간의 투자 전략이나 목표가 일치하지 않다 보니 비즈니스 전략과 목표, 우선 순위에 기반을 두지 않은 주먹구구식의 IT 투자가 진행되고, 이는 프로젝트 기간의 지연과 예산 초과로 이어진다.
IT 투자에 대한 재무적 투명성과 책임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IT 부서는 이익 창출과는 무관한 지원 조직으로 운영됐고, 기업은 IT 부서에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금전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덧붙여 기업은 IT에 투자한 비용으로부터 도출되는 가치나 프로젝트가 회사의 전략적 목표와 어떻게 부합되는지조차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법 찾기에 주력하는 IT 거버넌스
업계에서는 IT와 비즈니스 간의 연계 강화를 통한 원활한 의사소통에서부터 인적 자원과 비용 절감은 물론 수익성 향상과 각종 컴플라이언스 준수 등 기업의 당면 과제에 대한 해답을 IT 거버넌스에서 찾을 수 있다며 시장 띄우기에 한창이다.
IT 거버넌스는 그 동안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IT 조직, 예산 등에 대한 시스템적 보완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프로젝트의 실패율을 줄이고, IT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그로부터 최상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IT 거버넌스를 주목하고 있다.
물론 IT 거버넌스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마스터키가 될 수는 없지만 기존의 프로세스를 개선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IT 거버넌스가 IT에 대한 모든 것을 통제하고 관리, 계획, 모니터링해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감독과 책임, 의사 결정에 관한 권한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공식화하기 때문이다.
IT 거버넌스가 업계의 핫 이슈로 부상하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형체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IT 거버넌스는 정해진 해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 조직이나 시스템 상황, 기업 문화에 따라 그 규모와 접근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IT 거버넌스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그 실체와 구현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도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IT 거버넌스의 핵으로 부상하는 PPM
이렇듯 IT 거버넌스의 실체에 대해 업체마다 서로 상이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비즈니스와 IT의 효율적 연계를 위한 계획과 구축 시장(ITA/EA나 ISP 등)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시키는 컴플라이언스 시장(사베인 옥슬리 법안이나 바젤 같은 각종 규제 대응)  IT 운영관리 효율화를 위한 IT 서비스 관리 시장(ITSM이나 SLA/SLM 등)  합리적 의사 결정과 성과관리 시장(PPM, IT ROI, IT BSC 등)으로 구분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IT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 중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PPM(Project & Portfolio Management)이다. 기존의 단순한 프로젝트 관리에 포트폴리오 개념을 강화하며 진화한 PPM은 단일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전체적인 IT 포트폴리오를 정립해 프로젝트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대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모니터링하는 등 전체적인 관리를 책임지기 위한 일종의 방법론인 셈이다.
한국CA 박영순 기술부장은 "90년대 초중반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과 관련 방법론이 한창 대두된 적이 있었는데, 그 범위가 확장되면서 PPM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면서, PPM이 IT 거버넌스의 흐름에 편승해 갑자기 생겨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액티비티(Activity)라는 개념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했지만, 지금은 프로젝트도 기업의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프로젝트를 어떻게 관리하고 투자하느냐에 따라 ROI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박영순 부장은 말했다.
PPM을 둘러싼 관심이 고조되면서 솔루션 업체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제품군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03년 컴퓨웨어가 체인지포인트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머큐리인터액티브가 칸타나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볼랜드와 CA가 각각 레가데로와 니쿠의 인수 소식을 전한바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만반의 태세를 갖춘 업체들이 전문 솔루션을 속속 시장에 선보이면서 PPM 시장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IDC에 의하면 2009년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PPM 시장이 연간 1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특히,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 관리 기술에 관한 영역과 R&D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PPM 솔루션을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체들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PPM 영역은 체계적인 형체를 갖추며 IT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프로세스 중 가장 성숙도가 높은 영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6개의 하위 프로세스로 구체화
업체별 차이는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PPM은  포트폴리오 관리  프로세스 관리  수요 관리  프로젝트 관리  리소스 관리  재무 관리 등 6개의 하위 모듈로 이뤄져있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포괄적인 포트폴리오 기획을 통해 기업이 올바른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애플리케이션의 설정, 자산과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의 기준, 계획과 예측 시나리오 개발 그리고 전략적 의사 결정을 위한 체계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관리 기능을 통해 기업은 목표에 맞게 투자를 결정하게 되므로 한정된 자산으로부터 최고의 수익을 이끌어낼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하나의 일관된 전체로서 관리하는 프로세스 관리는 그래픽 워크플로우를 활용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간의 상호작용을 지원하고, 문서나 자원, 아이디어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추적하고 제어한다. 이 과정에서는 프로세스 본연의 모든 특성을 관리하는 능력을 제공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자동화나 현업 기능, 재사용 가능성을 확대해 프로세스에 투자되는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
IT 조직의 서비스와 프로젝트 간의 연결 기능을 강화해 IT 수요나 공급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는 작업은 수요 관리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프로젝트나 서비스의 요청, 전략적 이니셔티브는 물론 일상적인 지원 요청과 같은 IT에 관한 모든 수요를 포착하고 분류, 승인해 IT 부서와 현업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프로젝트 관리는 제어와 예측력을 갖춘 PPM 프로세스다.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나 표준을 준수하도록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예측해 그에 맞는 예산을 책정하고 자원을 할당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포괄적인 프로젝트 관리 툴 집단은 의사교환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프로젝트가 기간 내 완료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정보 관리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IT 자원을 최적의 요소에 할당하는 리소스 관리는 기업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자원으로부터 생기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한다. 각 프로젝트마다 적절한 팀이 구성되도록 각 업무 요구에 맞춰 기술과 자원을 지원하며, 개인의 역량에 맞는 툴도 제공한다.
재무 관리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수입이나 지출을 관리하기 위한 완벽한 기능을 제공한다. 프로젝트 경비를 다양한 소스로부터 파악해 적절한 회계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공정한 비용 분배를 위해 사업부 전체에서 내부적으로 자금을 댄 프로젝트의 트랜잭션을 표시해주는 기능을 포함하기도 한다.

도입만이 능사는 아니다
PPM 솔루션을 구성하는 각각의 모듈은 서로 다른 기능을 지원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정확히' 진행하고 관리하기 위해 자동화된 툴이라는 형태 안에 서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PPM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은 한꺼번에 모든 모듈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컨설팅 작업을 거친 후 자사의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기업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솔루션과의 통합 문제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SI 업체들의 경우, 이미 상당수가 인하우스(In-house) 방식으로 개발된 PPM 모듈을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SI 업체 외에도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 기업들은 내부에 IT 조직을 갖추고 프로젝트 일정 관리 등 간단한 기능은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PPM 솔루션은 기업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관리 모듈과 원만하게 통합돼 자리잡아야 한다.
기업들은 PPM을 통해 비즈니스의 우선 순위에 근거한 IT 투자를 수행하고 기업 내 진행되고 있는 전체적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가시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각종 변경사항에 대한 대처방안과 엄격한 기업 거버넌스 요구사항도 함께 충족시키기를 원한다. 하지만 단순한 솔루션 도입만으로는 기업의 까다로운 요구를 해결할 수 없다.
볼랜드코리아의 손정희 대리는 "솔루션의 도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제품이 아니라 프로세스"임을 강조했다. 제품의 구축보다는 프로세스의 성숙도를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세스의 정립과 함께 조직도 개편해야 한다. 기업이 조직 체계를 개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PPM 솔루션을 도입한다면 만족스러운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IT 거버넌스와 PPM을 별개의 것으로 여겨 도입을 추진하는 태도도 배제해야 한다. IT 거버넌스라는 전체적인 그림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PPM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PPM이 곧 IT 거버넌스라는 잘못된 등식을 세워서도 안된다. PPM은 IT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핵심 프로세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PPM은 IT 거버넌스라는 비전을 완벽하게 실현시켜 주지는 않겠지만, IT 거버넌스로 향하는 지름길로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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