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뭘 살까 고민하지 말고 수동적으로 투자하라”
조선일보 2007-06-13 03:14:00
[투자의 고수] 렉스 싱크필드

“시장은 효율적이다. 때문에 어느 누구도 특정 주식을 선택해 오랜 기간에 시장 평균 수익률을 능가할 수는 없다.”

수동적 투자의 선구자로 꼽히는 렉스 싱크필드(Rex Sinquefield)는 학문적 이론을 현실 주식투자에 적용해 성공한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1970년대 충분한 지식과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주식을 고르면 항상 시장 수익률을 능가할 수 있다는 월가(街)의 전통적 가치를 무력화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일곱 살 때 고아가 돼 고아원에서 자랐던 그는 처음 성직자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들어갔다. 당시 수중에 있던 200달러를 갖고 투자를 처음 시작했던 게 주식과의 첫 인연이 됐다. 싱크필드는 주식투자가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종목을 사고, 언제 매매를 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과 정력을 낭비해야 했다. 이 같은 실전 경험은 그가 수동적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싱크필드는 ‘효율적 시장이론(efficient market hypothesis·시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의 태두(泰斗)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전공하면서 새로운 투자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 1972년 MBA를 마친 싱크필드는 본격적인 실전 작업에 들어갔다. 맨 처음 시카고에 있는 아메리칸 내셔널 뱅크에서 일하면서 ‘수수료가 매우 싸고 장기적으로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은 인덱스펀드’를 팔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은행으로부터 거절당했다. 미련 없이 회사를 그만둔 그는 1973년 S&P500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인덱스펀드를 만들었다. 현재 세계 최대 인덱스펀드 회사인 뱅가드의 펀드가 나오기 3년 전이었다.

1981년에는 대학동료였던 데이비드 부스와 함께 DFA(dimensional fund advisor)를 창립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 본사를 둔 DFA는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1360억달러 규모의 인덱스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싱크필드는 “투자자들이 수동적 투자방식을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삶 자체가 매우 간단해질 것이다. 어떤 주식을 사고팔지 밤새 고민할 필요도 없고,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일일이 읽을 필요도 없다”며 여전히 수동적 투자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그는 2005년 현직에서 은퇴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