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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결산과 전망]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주역(周易)의 64괘중 첫 번째 괘인 건괘(乾掛)는 태극기의 건괘 두 개를 겹친 모양으로 중천건(重天乾)이라 부르는데 이괘는 6개의 효가 모두 모두 양효로 이루어져 있어 원형이정(元亨利貞), 즉 ‘크게 형통하여 반듯하고 바르게 한다’는 유명한 괘사를 가지고 있는 괘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괘는 주역의 64 괘 중 가장 괘상이 좋은 괘에 해당되고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는 괘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건괘도 각각 하나씩 뜯어보면 그 의미가 다르고 아주 좋은 괘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뻐하기보다는 경계하는 경우가 더 많아 소위 ‘잘나갈 때 더욱 조심하라’는 옛 말이 잘 적용되는 괘라고 한다.

건괘를 하나씩 뜯어보면, 괘를 이루는 6개의 효(爻)중에서 첫 번째 효는 양기 중에서도 맨 아래 있는 것은 아직 땅 속에 묻혀 있어 얼음이 풀릴 시기를 기다려야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첫 번째 효는 용이 웅크리고 있는 형상이고 그 뜻은 잠룡물용(潛龍勿用)이다. 즉 연못 깊이 잠복해 있는 용, 잠용(潛龍)은 덕(德)을 쌓으면서 때를 기다려야지 섯불리 나서거나 넘치면 화를 입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 효는 ‘견룡재전 이견대인(見龍在田 利見大人)’라고 되어 있다. 즉 땅 위로 올라와 자신을 드러내는 용인 견룡(見龍)이 되면 비로소 세상에 나설 수 있으나 이 역시 마땅히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환경을 (大人) 만나야 뜻을 펼 수 있으니 유아독존으로 나서기에는 아직 미흡한 단계다.

셋째 효와 넷째효는 ‘혹약재연 무구(或躍在淵 无咎)’라 하여 물이 있는 연못에서는 혹 뛰어놀아도 허물이 없다는 뜻으로 이제 어지간히 성숙했으나 그래도 아직은 연못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삼가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용은 이후에야 다섯번째, 여섯번째 효에서 비룡(飛龍)과 항룡(亢龍)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역의 이치는 비단 유학자들의 정신세계나 역술가들의 점괘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맞닥뜨린 모든 삶의 부분 부분에 분명한 교훈거리를 던져준다. 우여곡절을 겪고 고생한 다음 비로소 뜻을 펼칠 수 있는 자리에 오더라도 이후 세 번, 네 번, 더 삼가하고 힘을 길러야 결국은 날아올라 하늘에 도달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주식시장에 원용하면 우리시장이 그동안 오랜시간 시련을 겪고 시행착오를 경험한 다음에 이제 비로소 웅크린 용이 되어 하늘을 날 준비를 했지만 아직 힘이 부족해 널리 펼치기보다는, 여기서 조금 더 삼가면 그리멀지 않아 비룡(飛龍)과 항룡(亢龍)이 되어 훨훨 날아 다닐 것이라는 의미로 풀어 낼 수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지난해 주식시장을 욕속부달(欲速不達), 즉 ‘성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너무 잘하려고 하다간 오히려 망쳐 놓는다’는 말로 정리했었다. 시장은 연초대비 상하 15% 범위에서 상단에 오면 팔고, 하단에 오면 사자면서 호흡을 고르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상황일까. 2007년은 약간 난감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진다,

올해는 역(易)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밭에 엎드렸던 용이 연못의 물을 만나 비로소 용틀임을 시작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자칫 넘치면 승천하지 못하고 이무기가 될 수도 있는 형상이다. 이것을 시장 언어로 풀어 얘기하자면 올해 상승흐름으로 간다면 그 다음해가 약간 걱정이고, 만약 올해 역시 한번 더 숨고르기를 한다면 2008년부터는 그야말로 커다란 도역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는 뜻이다.

좀 더 정리하자면 2005년까지의 대상승의 결과 매매주체들이 2006년 한 해 충분한 손바꿈(외국인들의 비중축소와 국내 자본의 비중확대)은 필연적이었고 만약 그러한 과정이 올 상반기까지 좀 더 원활하게 좀 더 이어진다면 그 이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강력한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만약 올해 초반부터 바로 상승세에 다시 돌입한다면 그 결과는 강력하기 보다는 비록 상승은 하더라도 큰 기대이익은 없는 계륵과 같은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올해는 하락의 가능성은 일단 배제한 채, 연초 상승과 혼조의 두가지 가능성을 모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이 두 경우 모두 올 한 해 주식시장이 기회가 올 때마다 매수를 해야하는 시장이라는 좋은 논거가 된다.

즉 올해는 상승하거나 최소한 중립은 유지 될 시장이고 이런 시나리오라면 전자의 경우에는 즉각적인 수익이, 비록 후자의 경우라 하더라도 시장에서의 매수는 하반기 이후와 그 다음 해를 겨냥한 선취매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목별로는 그동안 시장에서 손바뀜을 하면서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통신 서비스 업종의 본격적인 가격분출과, 한전과 같은 유틸리티 업종의 상승세가 돋보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중소형주 가격은 논리적으로나(현재 PER 기준 대형주 10 내외, 중형주 15 내외, 소형주 20 이상), 시장의 수급 기준으로나(연기금 투자 확대, 적립식 자금의 환매와 거치식 자금의 증가 ), 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변동성이 적은 종목들 위주로 재편), 혹은 대형 펀드의 수익률에 대한 욕구(하반기 하락한 IT 대형주의 가격매력 증가)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올해는 가능하면 가격 메리트가 생긴 IT 대형주( 안정적 투자자라면 삼성전자, 인내심이 강하고 역발상을 즐기는 투자자라면 삼성 SDI, LG필립스 LCD, LG 전자)와 월간 가격이 일차 상승 후 평균선에서 횡보를 보이는 대형주(하이닉스, 증권업종 등의 사례), 그리고 대기업 그룹 2세나 3세, 그리고 대주주간의 지배구조 변화의 중심에 있는 종목들과 자산가치가 뛰어난 지주회사 관련주(제일모직, 호텔 신라, 삼성물산, 한화, 두산, 두산 인프라코어, SK케미칼, (주) SK, 동아제약, 대한항공, 한진 해운, 금호석유, 다우기술 등) 등의 전망이 밝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 시장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 할 가능성이 큰 하나로통신과 이동통신 3개사, 그리고 KT 등에 큰 비중을 두면서 한국전력, 포스코 등에도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해외투자 부분은 지난해와 다른 흐름이 전개 될 공산이 크므로 뒤늦게 뛰어들기보다는 차라리 서유럽이 더 유망해 보인다. 사실 이것은 올해는 신흥시장보다는 선진국 시장이 공히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미국시장은 1-2년간 강한 흐름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 거의 마지막 상승파동에 있으므로 시장을 보수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물 부분에서는 금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한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신흥시장,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도의 경우는 장기 상승 여력은 의심이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하반기 안에 한 차례 큰 조정이 올 가능성이 크므로 충분히 기다려서 진입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은 현재로서는 다소 판단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일부 유지하는 것은 그리 바쁘지 않아 보이지만 이 역시 큰 비중으로 가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다.

결국 2007년은 이래저래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의미있는 한 해로 기억 될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주식투자에서 최고의 수익은 거래비용을 줄이는데 있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100번을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보유하면 최소 3년은 보유한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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