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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은 : http://blog.joins.com/soncine/869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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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에서 마신 와인은 마주앙 메독이었습니다. 프랑스 메독 지방에서 생산돼 마주앙 라벨이 붙은 와인이죠. 등산용 컵에 와인을 따르니 그 꼭대기에서 향기가 퍼지더군요. 입안에 한 모금 넣었는데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향기가 입안 가득 메우는데 금강산 신선이 부럽지 않더군요. 말 그대로 마주앙의 재발견이었습니다 ^^;


[Canon] Canon EOS 20D (1/400)s iso100 F6.3



마주앙은 77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브랜드 와인입니다. 제 경우엔 마주앙이 처음 마셔본 와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집에 선물로 들어온 마주앙을 몰래 마시다 그 맛에 깜짝 놀랐죠.


마주앙이 처음 만들어진 이유는 외화 절약 때문이었습니다. 해방 후 식량으로 쓰기에도 부족한 곡류로 막걸리나 소주를 만드는 것 보다는 원활한 양곡 수급과 곡물 수입으로 인해 정부에선 대기업들에게 양조용 포도를 생산하도록 권고했습니다.



1974년 이런 정부의 사업에 동양맥주(지금의 두산주류)가 참여해 경상도 일대에서 와인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동양맥주에서 근무하던 이순주씨와 김준철씨가 독일 리즐링 품종을 도입해 경상남도 밀양에 대규모 포도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죠. 제 고향 밀양은 독일 라인강의 와인산지인 모젤 지역과 기후가 가장 비슷하다고 해서 선택됐다고 합니다.

마침내 1976년 경북 경산에 현대식 설비로 건설된 경산 공장에서 국산 와인인마주앙을 생산해 시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은 경산 공장입니다.


마주앙은 100% 토종 포도만으로는 만들기 어려워서 프랑스 메독을 비롯해 샤블리스 모젤 등의 지방에서 원액을 가져와 밀양에서 재배한 포도액과 블렌딩을 해서 만듭니다.

국내에서 와인이 되기 힘든 이유중 하나가 포도수확기간에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입니다. 수확기간의 비는 포도의 적입니다.


[Canon] Canon EOS 20D (1/100)s iso100 F9.0


마주앙이 인기를 끈 것 중 하나가 1977년에 천주교의 미사주로 봉헌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주앙 제품 중에서 현재 100% 토종 포도로 만든 와인은 미사주용으로 쓰인 것밖에 없죠.

1982년 이후 마주앙은 국내 와인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며 한국와인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스파클링 와인 마주앙 라세느, 프랑스 메독 지방에서 A.O.C급 와인 마주앙 메독, 독일 라인헤센지역에서 마주앙 라인 등 와인 산지 현지에서 와인을 생산 병입한 후 마주앙 라벨을 붙여 선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프랑스 부르고뉴 보졸레 지역에서 마주앙 보졸레, 프랑스 보르도 마고 지역에서 마주앙 마고와 스페인 리오하 지역에서 마주앙 리오하,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레드 와인인 마주앙 카버네 소비뇽, 화이트 와인인 마주앙 샤르도네, 로제 와인인 마주앙 화이트 진판델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위에 와인들이 현지에서 100% 생산돼 병입된 와인이라면 마주앙 스페셜이나 마주앙 레드 등은 프랑스나 칠레에서 생산된 원액과 국내에서 생산된 원액이 블렌딩 됐습니다. 물론 그 배합 비율은 비밀이라고 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 마주앙 모젤의 경우 너무 스위트하고 가벼워서 거부감이 있는 편인데 달콤한 와인을 찾는 분이라면 괜찮을 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6,000원대 가격이라면 용서할 수 있겠죠 ^^;

이에 비해 다른 마주앙 와인들은 허접한 수입와인들에 비한다면 월등히 맛있습니다. 한 때 국내 와인 시장을 독식했던 마주앙은 현재 10%도 안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보졸레 누보도 그렇듯이 한국 애호가들의 입맛이 너무 고급화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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