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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인에게 맞는 학습법하나-

형식은 유연하게 내용은 엄격하게

위의 제목과 다음에 소개할 내용은 제가(소양인 여자 원장님) 최근 모신문에서 읽고 큰 느낌을 받았던 글입니다.
제가 태음인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느꼈던 점 고민했던 점들에 대해서 어쩌면 한의사도 아닌 분이 이런 신선한 글을 쓸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송재희라는 그 분에게 메일로 어떻게 사상의학을 접하게 되었는지와 그 글을 올려도 될 지 여쭈어보았는데,

선생님께서는 평소 다니시던 한의원에서 원장님과의 치료과정에 많은 토론과 공부를 통해 접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환자가 아니라 교육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사상의학은 단순한 몸의 의학이 아니라 마음의 의학으로 생각되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것이 사상의학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었다고 하시며 한의사들과의 토론도 좋을 것같다고 하십니다.

참고로 송재희씨는 신세대교육연구가로서 <모든 십대는 엘리트가 될 권리가 있다>등의 많은 청소년 관련 문화 평론을 쓰신 분으로 kbs에서 <교육, 이대로 둘 수 없다-학부모혁명>특강을 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환자를 보면서 그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한다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공부방식에까지 접근하기는 힘들었는데, 앞으로는 모든 삶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병들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어야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읽어보세요. 내용은 삭제 없이 그대로 올립니다. 배경설명이 중요한 분들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글을 쓰신 분은 어떤 체성인지도 생각해보시자구요.


엄마와 아이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경수 -물론 가명입니다-라는 아이가 있었지요. 경수 어머니는 언제나 경수에게 불만이 많았습니다. 예컨대, 공부할 때 왔다갔다, 어수선한 모습이 보일 때면 언제나 경수 어머니의 목소리는 높아집니다. 그것을 아는 경수도 가능하면 꾸준히 서너 시간 앉아서 공부를 하려고 하지만, 자꾸 잡생각이 나고 집중도 잘 안되고 그래서 잠깐 기분전환하려고 왔다 갔다 하는 것뿐인데 그것을 가지고 야단치는 어머니가 야속해서 화를 내곤 했답니다. 결국 경수와 어머니 사이에는 그런 다툼이 이어지고 바람 잘 날이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경수를 만난 것은 그 싸움이 너무 심해서 경수가 차라리 공부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직후였습니다. 경수로서는 일종의 배수진을 친 것이지요. 경수는 어머니가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자기 삶에 간섭한다면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겠다고 한 것이지요. 물론 경수어머니는 그런 경수의 선언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마침 저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먼저 경수 어머니의 말을 들어 볼까요?

애가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니까요. 잠깐 앉았다가는 화장실가고, 잠깐 앉았다가는 물먹으러 나오고, 잠깐 앉았다가는 tv보러 나오고, 이것저것 참견하고, 정말이지 속이 뒤집어져요. 그래서 어디 공부가 되겠어요? 게다가 그렇게 어수선한 걸 못하게 하면 이번엔 책상에 앉아 딴 짓을 해요. 그냥 멍하게 앉아 있던가, 결국 딴 생각하는 거지요. 공부는 안하고. 아니면 애꿎은 샤프를 뜯어보던가...

그뿐인 줄 아세요? 왜 그렇게 게으르고 미루는지 도대체가 한도 끝도 없어요. 마지막까지 미루다가 겨우 헐레벌떡 하고,그래서 다 못하고 결국 숙제 못 해가서 학원에서 혼나고.. 또 있어요. 왜 그렇게 아는 문제를 꼭 한 두개 틀리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과목이든지 백점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니까요. 제 말은요, 백점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부할 때 대충대충 안하고 좀 확실하게 했으면 그런 일이 없는 것 아니겠냐는 거예요. 뭐든지 대충이에요. 대충. 정말 속 터져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이번에는 경수의 말을 들어보지요.

그럼 어떡해요. 집중이 안 되는데. 자꾸 딴 생각이 나고 ,자꾸 졸음이 오는데, 정신 차리려고 아무리 그래도 안 되는데요. 그 상태로 책상에 계속 앉아 있으면 졸 것 같아서 잠깐 정신 좀 차리려고 일어나는 것 뿐 이예요. 엄만 그 것도 모르고 야단만 쳐요. 앉아서 조는 것보다는 잠깐 정신 차리고 계속 공부하는 게 낫지 않나요? 책상 앞에 앉아서 딴 짓 하는 것도 그래요. 저도 계속 공부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게 안돼요. 잠깐 정신 차리면 되는데 그것도 못하게 하니까, 그냥 내방에서 딴 짓을 하는 거죠, 그렇게라도 안하면 정말 졸아 버릴 것 같거든요. 음악을 듣던지 만년필이나 샤프 갖고 장난을 치던지 딴 생각을 하던지 사실 다 졸지 않고 좀더 버텨보려는 노력인 거죠. 도대체 그게 왜 문제가 되지요?

실수로 틀리는 것은 사실 제 잘못이 커요. 나도 안 그러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분명히 암기했다 싶었는데 막상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어떨 때는 그래서 정말 여러 번 암기하려고해요. 하지만 대충 이해되고 대충 암기 되었다 싶으면 넘어가게 돼요. 할 게 너무 많잖아요. 그걸 다 끝내려면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도 제가 그렇게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니잖아요. 꼭 백점만 점수인가요. 저 90점은 자주 받아요.

게으른 거야. 뭐...제가 고쳐야지요. 저도 정말 제가 왜 그렇게 게으른지 모르겠어요. 자꾸 미루게 돼요. 그건 고쳐야 되겠죠. 저도 고치고 싶어요. 근데 문제는 엄마는 이런 내 마음을 모른다는 거죠. 나도 힘들어요. 저도 하느라고 한다구요. 근데 엄마는 야단만 쳐요. 무조건 들어가서 공부해라. 무조건 가만히 앉아서 공부해라. 무조건 왜 그렇게 진득하지 못하냐. 무조건 왜 그렇게 딴 짓만 하냐. 제발 집중해서 공부 좀 해라. 그러는데요.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구요. 근데 그게 맘대로 안 된다구요.



형식은 엄격하게 , 내용은 대충대충

-태음인에게 절대로 맞지 않는 학습법

아이를 만났을 때, 저는 제 짐작이 맞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는 태음인이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이가 산만하다는 말만 듣고 소양인이 아닌가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양인의 산만함과 태음인의 산만함은 그 격이 다릅니다. 소양인의 산만함은 일정 부분 부지런함이 섞여 있는 부산한 산만함으로 나타나지요. 위의 아이처럼 저렇게 여유있고 게으르고, 그러면서 나타나는 어수선함의 문제는 아닙니다. 아무튼 소양인은 다음에 또 다루어 질 테니까 그때 확실하게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태음인의 가장 큰 약점 중의 하나는 재미없으면 절대로 공부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대강 이해가 되거나, 대강 암기하면 스스로 다 아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절대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 나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자, 위의 사실을 아이에게 적용해 봅시다. 아이의 실제 모습은 이렇습니다. 이 아이는 공부의 방식, 즉 형식은 엄격하게 했습니다. 예컨대, 수학을 오늘 끝내기로 했다면 반드시 오늘 수학을 목표한 데까지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아이는 수학이 재미없었습니다. 당연히 딴 생각이 납니다. 말했지요? 태음인은 재미없으면 절대로 집중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딴 생각을 하고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서 잠시 기분전환이 하고 싶어집니다. 당연하지요. 그렇게 붙들고 있어 봐야 결국 졸아 버린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잠깐 화장실에도 가고 신문도 보고 tv도 보면서 기분 전환을 하지요. 그리고는 다시 들어와서 공부를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재미없는 과목이 재미있어지지는 않겠지요. 결국 딴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는 또 나가지요.

밖에서 엄마가 제동을 겁니다. 태음인은 자기로 인해서 누군가가 힘들어하는 것을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합니다. 즉 야단맞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자기때문에 엄마가 힘들어 하는 것이 싫어서 그냥 자기 방 책상에 앉아 있지요. 그러나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졸지 않으려면 딴 생각을 하거나, 딴 짓을 하는 수밖에 없는 거지요.

게으른 것은 위의 공부 형식의 엄격함, 그리고 거기에 태음인 특유의 욕심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경수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오늘 하기로 한 건 반드시 오늘 끝내야 되겠다. 밤을 새워서라도 모두 끝내겠다. 난 할 수 있을 거다. 뭐 잠을 좀 덜 자면 되지. 그렇게요, 만일 그것을 다음날 할 수학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언제든지 하루 밤만 세우면 다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학이 하기 싫습니다. 그러면 미루는 데까지 미뤄보는 거지요. 어차피 하루 밤만 새우면 다 끝낼 수 있는데요. 태음인의 게으름은 그렇게 나타납니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이상한 자신감, 그리고 하려면 완벽히 해야 한다는 이상한 부담감, 그리고 별로 재미없을 것 같은 정확한 예감, 이것이 결합되면 결국 자꾸만 일을 뒤로 미루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이제 왜 대충대충인지는 충분히 추론이 가능하지 않나요? 그렇지요. 하기 싫은 공부를 하는데 정확하게 하겠습니까? 대충 이해하면 다 했다고 생각하고, 대충 외우면 다 외웠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시험을 볼 때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게 되지요. 결국 여러 번 공부하고 여러 번 준비한 것이면서도 틀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공부 방법 때문입니다. 형식은 엄격하게 내용은 대충대충은 태음인에게 절대로 맞지 않는 학습법입니다. 그리고 그 학습법의 핵심은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태음인에게 형식이 엄격한 공부를 시키는 게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하나하나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 아닌 사람에게 그렇게 공부하라고 강요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해결책은 그것을 뒤집어 보는 것이지요.



형식은 유연하게 내용은 엄격하게

저는 경수에게 위와 같은 이아기를 했습니다. 녀석은 신기해하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경수에게 이런저런 대책을 이야기했고 녀석은 알아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미심쩍어 녀석에게 알아들은 내용을 글로 정리해 보라고 했습니다. 녀석이 정리한 내용을 간단히 하면 이렇습니다.



경수의 과거의 공부습관



1. 한번 해보자고 결심한 과목은 이상하게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것까지 못하게 된다. 심할 때는 몇 시간이고 한 과목만 붙잡고 있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정말 잠깐 딴 짓을 많이 하거나 딴 생각을 많이 한다.

(해결책)

원인은 재미없는 과목을 무조건 의지력으로 해결하려고 한데 있는 것 같다. 우선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무조건 수학을 오늘 끝내겠다고 덤비지 말고 딴 생각이 나거나 졸릴 때는 정신 차리기 위해 딴 짓을 하기 보다는 과목을 바꾼다. 그나마 내가 재미있어 하는 국어나 사회과목으로. 그러다가 다시 집중이 되면 다시 수학에 도전하고 또 집중력이 흩어지면 다시 과목을 바꾸고.... 그렇게 계속해서 공부를 한다.



2. 책상에 앉으면 할 게 많아서 막막하기만 하다. 어떤 때는 한 시간 가까이 뭐부터 해야 되는지를 생각할 때도 있다.

(해결책)

일단 되는 대로, 하고 싶은 것부터 하면서 공부에 흥미를 가져보자. 처음부터 집중하겠다고 덤비지 말고 여유 있게 천천히 집중해 나가도록 하자. 무조건 그 날의 공부를 시작할 때는 재미있는 과목부터 시작하자.



3.공부하기 싫으면 음악이나 듣거나 시간 때우기만 한다.

(해결책)

책에 있는 재미있는 내용만이라도 보자. 사회 10분 영어 5분 국어 20분 과학 10분... 이런 식으로 어쨌거나 지루하지 않게 스스로 공부하고 있는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자. 이건 가능 할 것 같다. 무조건 한 과목만을 하려고 한다면 공부하기 싫은 마음을 극복할 수 없겠지만. 그래서 늘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자.



물론 위의 사항뿐만 아니라, 어머니와의 관계나 친구관계, 그리고 그래도 경수에게는 여전히 재미없는 수학과목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항은 다음시간에 다루어도 되겠지요. 태음인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만으로 끝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노파심



노파심에서 한 말씀 더 드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태음인아이들에게 강요하는 집중력 있는 공부입니다.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반드시 그 날 해 버리는, 반드시 약속한대로 해치워버려야 한다는 우리나라 특유의 공부방법을 무조건 태음인 아이들에게 적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태음인 아이에게는 집중해서 한번에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들여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러면 그 아이는 얼마 못 가서 경수처럼 됩니다. 태음인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억지로 강력한 의지력으로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아이에게 심어지면, 바로 경수처럼 힘들어하는 모습을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억지로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그야말로 공부를 하는 듯 안 하는 듯, 늘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태음인 아이가 우등생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여기까지인데요, 저는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지만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내용이 다 옳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글을 쓰기까지 숱한 날들을 선생님으로서 아버지로서 고민하고 생각하셨을게 불보듯 훤합니다.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고..

한편으로는 여기서 얘기하는 공부라는 것이 한번 더 생각하면 진정한 공부는 아닐지도 모르는데 부모의 헛된 욕심에서 아이들을 잡게되고 상처주는 건 아닌지 반성도 하면서 역시 학불염 교불권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리합니다.

[출처] 태음인 학습법|작성자 호수와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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