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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실력은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집니다. 특히 우리말에 없는 영어의 연음이나 관사처리가 약한 아이들에게는 ‘듣기’학습을 더욱 권장합니다.”

박준기(42) 강사의 ‘듣기’ 예찬론이다. 분당 우태어학원(원장 김우태)에서 토플 ‘리딩’파트 강의를 맡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수업에서도 듣고 받아쓰기 숙제를 꼬박꼬박 낸다. “물론 아이들이 힘들어 하죠. 리딩 수업에서 웬 리스닝 숙제냐고 원성을 듣기도 하고…. 하지만 제대로 숙제를 한 학생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실력이 훌쩍 높아져있어요. 신기한 건 문법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꾸준히 듣기 학습을 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관사 활용법이나 과거형 동사 사용법 등도 습득한다는 것. 그렇다고 마냥 듣기만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가능하면 눈으로 보고 큰소리로 따라하면 더욱 효과가 크다. 박씨는 연령에 맞게 드라마나 코미디극, 애니메이션 등도 함께 추천한다. 일단 듣기가 편하고 문화를 알 수 있어서 좋다.

리딩 강사가 듣기 분야까지 가르쳐주는데다 전반적으로 아이들 영어 실력이 몰라보게 달라지는 것을 보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분당에 위치한 학원이지만 인근의 타 도시에서까지 학원생이 몰린다.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최대 장점은 다양한 경험이다. 그는 고교 때 미국유학을 시작해 대학원까지 마치고 현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삼성SDS에 스카웃 돼 대표이사 비서 겸 통역을 맡았다. 이후 자신의 사업을 구상하다 교육 사업을 염두에 두고 학원 강사로 나선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아이들의 유학멘토로 나서기도 한다. 3년 전 자신이 가르쳤던 정재훈(16) 군이 유학을 떠나게 된 것도 박씨의 컨설팅 덕택이다. “처음 재훈이를 만났을 때는 문장 해석이 전혀 안될 정도로 엉망이었어요. 단지 영어성적을 조금이나마 올려보려고 학원에 왔는데 제 수업을 잘 따라하더군요. 그러다 내 유학시절 에피소드를 얘기하는데 대뜸 자기도 유학가고 싶다는 겁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유학준비를 했죠.” 이때 박씨가 집중적으로 지도했던 부분이 듣기와 책읽기였다. 특별히 문법책으로 공부하지 않았지만 워낙 많은 책과 테잎을 접해 1년이 지난 후엔 학교 영어 시험에서 거의 만점을 기록했다. “재훈이는 정확한 문법 지식으로 문제를 풀지 않습니다. 읽어보고 어색한 문장을 찾아내는 방식이죠. 사실 그게 제대로 된 언어 학습이라 생각합니다.”

박씨는 재훈이의 사례에서 힘을 얻어 현재 영어 학습서를 집필하고 있다. 다양한 미국문화를 통해 실질적인 표현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를테면 ‘왜 핫도그가 햄버거보다 많이 팔릴까?’ ‘영어에는 왜 존댓말이 없을까?’ 등의 물음에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관련 표현을 배우는 방식이다.

“언어는 한 나라의 문화 그 자체입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면 언어를 더욱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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