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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전략의 승패는 무엇일까?
궁극적인 목표는 역시 조직통합과 Post-Merger Integration에 있다.

효과적인 조직운영방향과 전략.. 그 주제는 PMI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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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업계의 해외기업 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사업부문에서 성장 한계를 느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해외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이동통신과 게임 업계도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월가 쇼크로 인한 미국 산업계 위기가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기업에는 절호의 투자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자체 기술혁신을 통한 성장전략에서 기술력을 지닌 외국기업 인수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8일 대만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인 제이쓰리의 중국 생산법인 유니캡을 2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해외 업체 인수는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1990년대 해외기업 사냥에 열을 올렸으나 별 재미를 못 봤던 삼성전자도 10년 만에 M&A에 나섰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 비메모리업체 트랜스칩을 사들인 데 이어 최근 미국 메모리카드회사 샌디스크 인수를 적극 추진 중이다. 샌디스크 인수 예상금액은 58억달러 이상으로 국내기업의 해외 M&A 사상 최대 규모였던 두산의 밥캣 인수 건(48억달러)보다도 훨씬 많다.

LG전자는 지난 11일 독일 태양광에너지업체 코너지그룹의 태양전지 생산기지 지분 75%를 인수,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매출 50조원이 넘는 기업은 자체 신사업만으로 성장을 지속하기는 힘들다"며 "LG전자도 다른 글로벌 기업처럼 외부 업체 인수를 통한 성장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삼성과 LG의 해외기업 사냥에는 특허 로열티 부담도 한몫한다. 특허 보유 기업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날로 불어나 아예 해당 업체를 사버리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IT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SK텔레콤의 스프린트넥스텔(미국 3위 이통사) 인수설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미국 메이저 통신업체 인수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스프린트 인수설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스프린트 주가는 최근 한달 새 40% 가까이 떨어져 자금 수혈이 절실한 상황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프린트 지분 참여에 관해선 긍정도 부정도 아닌 과거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면서 "다만 주가 하락으로 인수자금 부담이 줄어든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해외 M&A 바람은 게임 업계에도 미치고 있다. CJ인터넷은 미국과 중국 게임 개발사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다. 정영종 CJ인터넷 대표는 "국내 시장은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인 반면 중국과 미국은 급성장하고 있다"며 "자본력이 막강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몸집을 키우는 M&A가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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