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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토니 기든스

(1) 구조화 이론

1) 구조(structure)와 행위(agency) 양자의 관계(성)에 대한 기존 이론들의 한계 지적

① 구조기능주의와 구조주의로 대표되는 결정론적 구조주의의 입장의 한계

- 결정주의적 구조이론의 틀은 기본적으로 뒤르케임식의 ‘사회 대 인간’의 도식을 수용하여 구조를 실체화(형상화)함으로써 구조와 개인 간의 역동적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닫아버림

② 자원론(voluntarism), 곧 베버식 사회학의 전통을 갖는 ‘이해사회학(interpretive sociology)의 한계도 지적

- 개인의 유의미한 행위를 중시하여 개인의 행위와 의미 간의 관계를 미시적으로 설명하여 구조주의적 입장의 문제를 극복하려고 하지만, 그 의미가 어디서 오며 또 그 유의미한 행위에 가해지는 (구조적) 제약과 제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함

③ 기든스의 구조화 이론은 뒤르케임으로부터 구조와 개인의 도식을 수용하지만, ‘사회실체론’적 인식틀은 제거함

- 뒤르케임 사회학의 사회실체론적 입장은『사회학 방법론의 규칙들』에서 강조한 ‘사회적 사실을 사물처럼 취급해라(treat social facts as things)’는 문구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 이는 사회 구조와 개인 간의 상호 관계, 즉 구조의 객체성과 그 구조가 개인에게 일방향적으로 가하는 구속력을 규정함

ⅰ) 사회현상은 객관적 영역으로 존재

ⅱ) 사회는 (특정) 개인에게 외재하는 현상이자 힘

ⅲ) 사회는 개인에게 응집적이고 강제적인 영향력을 가하는 기능

ⅳ) 사회 현상이란 일반적이고 집합적인 현상으로 이해

- 뒤르케임에게 사회는 전혀 명목적 현상일 수 없고 사회는 연구 방법론적으로 하나의 실체처럼 형상화된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봄

- 사회 구조의 개인에 대한 일방향적 영향력은 주로 통합력과 응집력으로 작용

④ 기든스는 뒤르케임의 구조와 개인간의 관계에 대한 실체론적 이해는 구조와 개인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역동성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봄

- 기든스에게 구조 또는 개인이라는 것은 실체론적으로 고정적으로 형상화될 수 있는 어떤 ‘사실(facts)’ 또는 ‘사물(things)’의 형태가 아님

- 개인은 구조의 룰과 자원으로부터 영향을 받지만 정태적으로 행위하는 존재는 아님

- 개인의 행위 과정은 그 사회의 구조를 ‘구조화 또는 재구조화하는 과정(structuring or re-structuring)’으로 관찰. 따라서 개인은 행위의 흐름의 측면에서 파악되는 자의식의 속성을 갖는 존재, 곧 ‘행위자’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

2)기든스는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과 달리 구조와 행위자 간의 관계는 언어의 사용 과정에 대한 이해와 유비가 가능

① 사회의 구조는 항상 형상화되어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 구조와 행위자 간의 상호 교섭과정을 통하여 인식된 것

- 사회의 구조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행위에 의해 구조가 생산․재생산되는 경우에 한해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

- 구조는 매개체(media)로서의 사회적 상호 교섭 행위의 조건이나 자원들의 ‘구조화하는 힘(structuring property)’이며 사회의 제도를 형성하는 ‘순환적(recurrent)’ 실천 체계들로 구체화 된 것이고 이것의 복합체가 사회

② 사회적 실천은 개인의 습관과 삶의 유형으로 일종의 ‘관행적 의식(conventional consciousness)’ 의 단위

- 사회적 실천의 과정에는 행위자의 성찰성이 개입하게 되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고 이 결과가 일종의 피드백을 거쳐 (의도하지 않은) 구조적 조건, 곧 재구조화 함

- 구조화하는 힘은 (뒤드케임의 사회실체론적 입장을 넘어) 행위자의 사회적 행위를 통해 (재)구조화됨

③ 기든스의 구조화 이론은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행위 이론에서와 같이 일종의 ‘언어적 전환’이라는 테제를 반영

- 언어 사용의 동태성 측면을 강조, 소쉬르식 구조주의의 언어 전환에서 정태적으로 형상화되어 있는 언어의 이해가 갖는 한계를 넘어섬

3) ‘시공간의 장거리화(time-space distanciation)’

① 사회적 실천 행위의 배열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차원을 벗어나 이루어질 수 없음

- 사회 유형의 조건에서 시간과 공간은 전통적 및 국지적 행위가 일어나는 맥락과 유리되어 곧 ‘탈맥락화(disembedded)’되어 조직됨

- 구조와 행위 양자간의 상호 교섭 관계의 형성과 이의 이해에는 시간이라는 역사․전통의 차원과 공간이라는 사회․문화적 맥락의 차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해석학적(hermeneutic)입장

② “이중해석학(double hermeneutics)”

- 사회 행위자가 만들어낸 유의미한 세계에 대한 이해의 지평과 이들 유의미한 세계 구성행위를 설명하기 위해 ‘전문가 체계(expert system)’가 구성해놓은 지식이나 담론 체계의 이해의 지평 간의 융합의 중요성 강조, 특히 전문가 체계가 갖는 해석학적 수단에 대한 이해 중시

(2) 기든스의 성찰적 모더니티

1) ‘레이트-모더니티(late modernity)’

- 기든스는 ‘시공간의 장거리화’ 개념에 기초하고 있는 비연속주의적(discontinuist) 시각에 연유하여 모더니티를 진화론적 문명관에서 규정하는 ‘탄생→성장→쇠퇴→대체’의 연속선상에서 규정되는 단위로 파악하지 않음

- 모더니티의 후반에 인과적으로 도래하는 후차적 사회의 단계가 ‘후기 모던(late-modern)’ 사회

- 모더니티가 기초해왔던 원리 및 메커니즘으로부터 근본적 전환을 보이지 않으나 이들 모던적 체계와 제도 및 문화가 보다 급진적 또는 성찰적으로 재구조화되고 있으며 보편화(세계화)되는 추세

① 세계화

- 후기 모던사회는 인위적으로 가공된 불확실성과 위기가 팽배한 사회

- 세계화는 동일한 규모의 ‘가공된 위험(manufactured risks)’의 전지구화 과정

- 제조된 위험은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 생활의 혁신을 위해 필요한 것

- 위험의 제조와 연관되었다고 여겨지는 과학적․합리적 논리체계의 거부보다는 전지구적 규모의 위험 관리 체제를 확립해야 함

② 탈전통화

- 세계화의 영향으로 일상적 삶의 영역에서 전통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현상

- 전통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 스스로의 위상에 변화가 일어나 전통의 사회적 의미가 재해석되고 재형성되는 것

- 모던 사회에서는 이러한 전통의 패러다임적 권위가 그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사고 및 행위의 준거 기준이 개인의 성찰적 능력으로부터 나오며 개인이 성찰적 존재로 변화하고 있다고 봄

- 특정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배타적이고 맹목적인 신앙을 내세우는 근본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관용과 대화를 통한 보편적인 가치의 추구를 지향

- 후기 모던의 사회․문화적 조건을 그 어떤 전통적 가치보다 ‘정서적 교감에 바탕을 둔 친밀성’이 중시되는 현상의 확산이라 봄

- 공적인 민주주의와 비교하여 사적인 차원에서의 민주주의, 이는 곧 ‘정서의 민주주의’의 확장

③ 세계화 및 탈전통화 상황은 온 인류가 ‘우리(we)’가 됨으로써, 문제에 봉착할 뿐만 아니라 인간 이성의 최적화를 위한 성찰적 기회도 포착할 수 있게 만드는 존재론적 및 인식론적 조건이 됨

- 세계화 및 탈전통화는 개인적 차원의 삶들이 더욱더 인간 내성에의 의존을 강화시킴으로써 개인의 선택행위는 “성찰적”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세계화되어 가는 경향임

2) ‘삶의 정치학’

- 제반 형태의 자유를 담보해주는 ‘자율성’의 증대와 이를 통한 다양한 삶의 기회의 가능성에 관한 담론을 강화시키고 이전까지 ‘전통적’ 또는 ‘자연적’이라는 토대들의 종말로 인하여 삶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선택되고 결정되어야 하는 세상에 관한 담론

- 일종의 해방의 정치학으로서 개인과 집단을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과거와 현재의 의식적 및 제도적 억압의 굴레를 극복한다는 목표와, 잘못된 구조적 조건 때문에 당하고 있는 피억압 집단이나 계층을 그 조건으로부터 구출해 주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짐

- ‘향하여 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조건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에 집착하는 성향의 목표

3) “대화 민주주의(dialogic democracy)”

- 기든스가 제안하는 제1의 길은 사회민주주의를 의미하며, 제2의 길은 신자유주의를 의미

- 기든스의 제3의 길은 시장의 효율성과 사회적 평등의 한계를 보완하는 전략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사회적 성찰성을 통하여 드러남

① 성찰적 근대화

- 고도의 성찰적 사회는 단순 모던 사회와 달리 개인, 집단 및 집합체 모두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위상과 행태로부터 벗어나 적극적․열정적으로 제반 존재 조건과 토대를 심문하게 되는 이른바 ‘깨어 있는 사회’

- 행위자로서의 인간의 “알 수 있는 능력(knowledgeability)”에 대한 신념에 근거, 이 능력으로 “인간은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행위의 본질과 동기를 논증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고 보는 ‘전기적 서사(biographical narrative)’의 개념

- 기든스의 성찰성은 ‘자아’ 성찰성의 개념

4) 후기 모던사회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사회 관계의 질적 문제는 전문 지식 체계에 의존

- “전문가 체계”는 자아의 실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성찰적 기획의 중요한 부분으로 “이중해석학(double hermeneutics)”에서 연유

5) 성찰적 모더니티의 한계

① 벨라 등은 기든스가 전문가 체계의 확산과 강화에 의해 자율적 자아의 ‘문화’가 더욱더 사회학적 또는 심리학적 또는 심리 치료학적 담론 체계에 의존하는 문화가 된다는 점을 심각하게 주목하지 않음을 지적

② 푸코의 포스트모던적 관점에서 볼 때, 기든스의 전문가 체계 개념이 가정하는 지식이 인간 실존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게 하거나 더 나아가 일종의 해방으로 이끌 수 있다는 신념은 하나의 신화에 불과

③ ‘전기적 서사’나 ‘전문가 체계’ 등의 개념들이 깔고 있는 관점은 형이상학적(또는 신학적)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할 실존적 불안과 위기 등을 심도 있게 주목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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