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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사항을 정리하는데 난항이 있다. 고객쪽 수행팀장과 실무자 사이에 견해가 다른 것이다. 실무자 중에서도 수행팀에 속한 TFT 직원과 아닌 사람 사이에도 이견이 있었다. 부서 책임자의 결정으로 미뤄지자 그야말로 사안은 장기 계류(繫留)가 되었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러 잠시 서점에 들러 본 책에 눈에 띄는 그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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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Managing Agile Projects (Robert C. Martin Series)에서 발췌

안과장은 프로젝트에 당위성을 부여한 부서장과 면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부서장의 이야기는 명쾌했다. 그리고, 그는 확고한 비전을 가진 사람이었고, 이 프로젝트는 그의 비전이 그대로 투영된 산물이었다. 신념을 가진 사람과 함께 있으면 동화되기 마련이다. 안과장은 마음으로 고객이기도 그를 최대한 도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부서장 면담이 있고 얼마후 실무자들과 협의를 하는데 자신이 자꾸만 부서장 입장을 변호하는 듯한 위치에 서게 된 느낌이었다. 퍼뜩 놀라 잠시 말을 거두었다.

머릿속으로 부서장 입장에서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를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시스템을 실제로 활용할 실무자 입장에도 서봤다. 그리고 시스템의 당위성을 사내에 알릴 테스크포스의 역할까지... 그럴수록 상황이 점점 더 명확해졌다. 몇 주가 지난 지금 안과장은 이해관계자를 유형화 해서 바라보는 것이 상황을 얼마나 명쾌하게 해주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 그러한 깨달음은 별다른 것도 아니다. 학창 시절 배웠던 포터의 5 forces가 그러하고, 아키텍처를 논할 때 항상 언급하는 4+1뷰도 동일한 원리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Diagram of Porter's 5 Forces
이미지 출처: http://www.usdoj.gov/atr/public/hearings/single_firm/docs/219395.htm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조직의 포석을 결정할 사람의 이해와 당장 업무 편의성이 필요한 실무자의 입장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책임소재를 가진 사람 즉, 프로젝트를 만드는데 일조한 부서와 책임은 없이 향후 시스템 사용자가 되는 부서의 입장은 확연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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