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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쟁력은 교육에서 나온다고 한다.
한국의 공교육이 엉망인 이유가 무엇일까??

손주은의 말은 조금 거칠고 과격하지만.. 얻을 만한게 있다.
끊임없이 경쟁하지 않으면 그 유전자는 소멸하고 만다는 "진화 이론"을 안다면..

공유하고, 공개하고 경쟁하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내 자식을 언젠가 학교에 보낸다면 그저 답답한 생각이 든다면.. 그게 정상적인 것일까?

머리가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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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사교육 경쟁력은 세계 최강이다. 외신들이 한국의 사교육 산업을 주목하고, 다른 나라 업체들이 노하우를 배우러 온다. 번창하는 사교육 앞에 공교육은 초라하게 쪼그라들었다. 교사들이 수업 중 "학원에서 다 배웠지?"라며 넘어간다는, 믿어지지 않는 얘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공교육 쪽에서 체면 무릅쓰고 한 수 배워야 하지 않을까. 사교육의 최강자인 메가스터디 손주은(47·사진) 대표를 인터뷰한 것은 이런 생각 때문이었다. 세계 최강을 질주하는 사교육이라면 공교육 부활의 힌트를 알고 있지 않을까.

알고 보니 대놓고는 못하지만 이미 공교육은 사교육을 '커닝'하고 있었다. 손 대표는 이날 인터뷰 후 고교에 특강을 간다고 했다. 서울의 A외고 3년생과 학부모 1000명을 모아놓고 2시간 동안 입시전략 등을 강의한다는 것이다. 배석했던 손대표의 여동생 손은진 전무가 덧붙인다.

"사실은 7년 전에도 A외고에서 특강 초청을 받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학교 이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취소하자고 하더군요. (자존심 상한) 교사들이 들고 일어나 반대했다는 거예요."

손 대표는 "지금은 대학에서도 특강 요청이 쏟아져 온다. 오라는 데가 너무 많아 다 못 간다"면서 "많이 바뀐 거죠"라고 했다.
그는 매일 소비자 평가가 이뤄지고, 경쟁력 없으면 바로 도태되는 사교육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의 기업을 일군 사람이다. 심오한 교육 철학자는 아니니 인성(人性)교육에 대해 그의 '훈수(訓手)'를 경청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정상에 오른 그의 경쟁력을 배우지 못하면 공교육은 사교육을 이길 수 없다.

―공교육이 왜 이렇게 약체가 됐나.

"교사들이 직업 안정성에 끌려 교직으로 가기 때문이다. 일단 교사가 되면 평생직장이 보장되고, 열심히 해도 특별히 더 받는 것도 없다. 그러니 나태해질 수밖에."

그는 교사 선발 방식부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왜 교대생과 사범대생(교직과목 이수자)만 교사가 돼야 하나. 웃긴다. 이건 산업사회 시대의 기득권 보호 장치다. 학원 강사도 잘 가르친다면 학교에 갈 수 있어야 한다. 교사들은 연공서열로 보호받는다. 반면 학원강사는 그렇게 안 한다. 강의 많이 하고 학생 평가 좋으면 (보상을) 더 받는다."

그는 "지금의 임용고사 선발 시스템은 학점 관리 잘하고 시험과목 달달 외우는 사람을 주로 교사로 뽑는다"며 "학원이 하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우리는 강사를 뽑을 때 시범 강의를 시킨다. 필기시험이 아니라 실제로 잘 가르치는 사람을 뽑는다. 이렇게 뽑아도 성공 확률은 30%밖에 안 된다. 강사 평가도 1년에 4번 해서 못하면 바꾼다."

―교사만 바뀌면 되나?

"커리큘럼(교과과정) 자체가 학원에 떨어진다. 세상은 엄청 바뀌었는데 커리큘럼은 내가 고등학생 시절이나 비슷하다. 교사는 수능에도 (문제가) 안 나오는 교과서 내용 갖고 씨름하고 있다. 교과서를 펴 보면 왜 이런 게 교과서에 들어 있는가 하는 (불필요한) 내용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는 "지금 시스템에서 학교가 본질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근본적 회의가 있다. 다른 걸 떠나 전교조 때문이라도 가능할까 의문이다"라며 "전교조가 진취적이라면 왜 교원평가를 못 받는가"라고 반문했다.

―대입 제도의 빈번한 수정이 사교육을 부추긴다는데.

"입시 제도를 바꾸고 복잡하게 만들면 사교육은 늘게 돼 있다. 제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 공교육도 따라온다. 하지만 자꾸 바꾸다 보니 학부모가 불안해져서 사교육으로 오는 거다."

그는 "언론에도 할 말이 많다"며 출신 고교별로 서울대 합격자를 순위 매긴 최근 보도에 포문을 들이댔다.

"서울대 많이 가는 고등학교라고 하는데, 학교가 잘한 거냐? 아니다. 좋은 학생이 그 학교에 갔기 때문에 서울대 많이 간 거다."

―그렇지만 서울대 합격자수가 학교의 학업 경쟁력을 표시해주지 않나.

"서울대 몇 명 갔는가를 갖고 학교 서열을 따진다면 짜증난다. 중·하위권을 포함한 학교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봐야지. 300명 중 한 10명 서울대 보내는 것은 간단하다. 졸업생으로부터 2억원쯤 기부받아 최상위권 학생에 때려 부으면 쉽게 서울대 간다. 그러면 나머지 290명은 어쩌자는 건가."

손 대표는 "온라인으로 학습이 가능한 세상인데 꼭 매일같이 학교에 가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일주일에 한 이틀만 학교에 오게 하고, 대신 학교들을 통폐합하면 절감되는 예산 갖고 원어민 교사 엄청 데려와 학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과격한' 주장을 폈다.

그는 "옛날엔 공교육도 사교육도 문제가 많았지만, 사교육은 10여년 전부터 급속도로 내부개혁을 하고 투명해졌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쐐기를 박았다.

"공교육은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그대롭니다. 학교 현장에서 변화의 노력도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교사를 '편한 직장인'으로 안주시키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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