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넘처나는 인력..
이들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Business는 뭘까??

---
인턴계약 끝나면 해고되고… 정규직 취업은 ‘바늘구멍’
4대보험 가입 ‘꿈같은 현실’
‘삶의 질’ 3년전보다 더 열악

“문화·예술 분야에 고학력 실업자가 넘쳐 납니다. 업체들도 이를 알고서는 인턴으로 쓰다가 얼마 안 지나 해고하는 일을 반복하죠. 바로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 4대보험이 가입되는 정규직 취업은 꿈일 뿐입니다. 지난해에는 경기상황마저 안 좋아 상황은 더 열악해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위권으로 꼽히는 대학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이모(31·여)씨. 지난해 초 석사학위를 받고 취업전선에 나선 이씨가 6개월여 만에 잡은 직장은 한 경매회사의 인턴 자리. 급여는 한 푼도 없었다. 하지만 미술품 기획전시나 경매회사에서 일할 희망에 경력을 쌓는다는 생각에 이씨는 자존심을 버리고 주말, 휴일을 반납한 채 일했다. 인턴 계약기간 6개월이 지난 뒤 그는 해고됐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삶의 질’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창작 수입이 없거나 직업이 없는 문화·예술 종사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가장 기본적인 사회보장인 4대보험에도 제대로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문학과 미술 등 분야 종사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9 문화예술인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1988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되는 이번 조사에선 처음으로 국민연금 등 4대보험 가입 여부도 질의 항목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 4대보험 가입비율은 건강보험 98.4%, 국민연금 59.2%, 산재보험 29.5%, 고용보험 28.4%이었다. 건강보험 가입비율이 매우 높았는데 이마저도 직장이 있는 사업장 가입자는 36%뿐이었고 나머지는 지역가입자(37.4%)이거나 가족 중 다른 구성원이 가입한 보험의 피부양자로 올려진 경우(25%)였다. 국민연금도 사업장 가입이 31.6%에 그쳤다.

특히 2006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경제상황이 더욱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창작 관련 월평균 수입액을 묻는 질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없다’는 응답이 37.4%로 가장 많았는데, 2006년 27.2%에서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직업으로는 전문직 종사 비율이 2006년 62.8%에서 지난해 47.9%로 크게 준 반면에 무직·은퇴 비율은 2006년 13.9%에서 두 배 가까운 23.8%로 늘었다.

지난해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 탓에 정부와 공공부문, 민간에서 지원금을 받았다고 응답한 문화예술 종사자는 각각 9%, 13.1%, 4.1%로 2006년에 비해 각각 1.2%, 3.3%, 1.1%포인트 줄었다.

문화연대 나영 팀장은 “직업 특성상 고정된 수입이 없어 문화예술인이 4대보험 등에 가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정부는 1년 단기 계약직이나 인턴제 등으로 채워진 말뿐인 일자리 대책이 아니라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식으로 정책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