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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조직에서든 경쟁은 필요하다.
모든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 작동하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속의 경쟁이다.
먹이사슬은 그런 경쟁의 자연스러운 체계이고, 자연이란 이런 먹이사슬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경쟁을 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행위다.

그러나, 생명체들은  그들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서 경쟁만을 하진 않는다.
사자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수백마리의 라젤이 무리지어 행동하고,
무서운 자연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댐과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낸 인간의 행동은

경쟁의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경쟁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수도 있다.
나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 안에서는 경쟁은 약보다는 독이 될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는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마르크 무슬리는 독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의 생각에 난 심정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경영의 아버지라 불리우던 피터 드러커의 말이 더 깊이 다가온다. 

" 미국 경영학의 귀재 피터 드러커는 기업에 부서 간 경쟁 체제를 도입하려는 경영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경쟁은 기업 밖에서 하는 것이다. 더욱이 기업 내에서 경쟁은 절대 금물이다.” 그는 베버리지 경의 말까지 인용하며 “조직을 구성하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일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충고했다. "


이걸 해내는 경영자와 리더가 Great Leader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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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무슬리 Marc Mousli 경영 컨설턴트

에어버스사가 실시하는 직원평가제도가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제도의 적법성을 문제 삼은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공판이 열리기 전에 회사 쪽이 미리 잘못을 시정하면서 사건은 조용히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강제배분평가제도’(Forced Ranking System, 직원을 상·중·하로 평가해 하위 10%를 내보내는 방식)가 지닌 문제점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미국계 회사 가운데 5곳 중 1곳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또 이미 수년 전 프랑스 IBM사와 휼렛패커드사가 비슷한 문제로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다.

강제배분평가제도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1981년부터 2001년까지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회장을 지낸 잭 웰치를 통해서다. 창의성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이던 잭 웰치는 20년 동안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자이자, GE 직원들 사이에 가장 두려운 존재로 군림해왔다. 1984년에는 <포브스>로부터 “미국의 가장 과격한 보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격한 보스, 잭 웰치

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증진시킬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늘 고심하던 잭 웰치는 어느 날 책상 한 귀퉁이에 가우스곡선을 그려넣었다. 그리고 곡선을 삼등분했다. 중간 부분은 GE사를 위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일 잘하는 간부사원 70%(웰치는 이 부분의 직원을 일컬어 ‘Vital 70’이라고 불렀다), 상단은 가장 우수한 상위 20%(Top 20), 하단은 가장 형편없는 하위 10%(Bottom 10)를 의미했다. 그리고 경영진에게 이렇게 세 등급으로 간부직원을 평가해 분류하도록 강제했다.

직원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는 목표 달성 능력과 패기, 그리고 간부사원으로서 지녀야 할 리더십 따위가 거론됐다. 특히 웰치가 금과옥조로 삼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GE사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회사의 가치를 공유하는 직원이라면, 목표를 달성할 때에는 포상을 내리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심하게 문책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회사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직원은 아무리 실적이 뛰어나도 가차 없이 하위 10%로 분류됐다.

이들에게 내일은 없었다. 최종적으로 평가서를 전달받는 경영진은 대부분 “조직 내에 하위 직원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이제 하위 10%에게 남은 일은 다른 직장을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종용받는 일뿐이었다. 강제배분평가제도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이 제도를 일컬어 ‘랭크 앤드 양크’(Rank And Yank·등급 매겨 쫓아내기)라고 부른다.


잭 웰치는 이렇게 실적이 부진한 직원을 무더기로 퇴출하다 보면 “우수한 인재로만 조직을 구성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해가 거듭될 때마다 선별 기준도 한 단계씩 올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제배분평가제도가 주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경영진의 자리는 그야말로 가시방석이 따로 없다. 10명의 절친한 동료 직원 가운데 1명의 목을 쳐내야 하는 일을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영진에 올라 손발 맞는 사람들을 모으고 팀을 조직할 때까지는 그런대로 탄탄대로가 펼쳐진다. 하지만 일단 팀이 갖춰진 다음에는 냉혹한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평가를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제대로 평가를 수행하지 않거나 이를 거부하는 경영진은 곧바로 하위 10% 신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강제배분평가제도는 단순히 비인간적인 제도만이 아니다. 생산성도 떨어진다. 집단 업무란 경마와는 다르다. 명마 15마리만 줄줄이 세워놓고 경주를 시킨다고 전체적인 경기 성적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기술을 요하는 부서에서는 뛰어난 인재가 큰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일반 실무 부서에서는 지나치게 뛰어난 인재는 오히려 조직에 독이 된다.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대학 교수도 유능한 점원을 해고하게 된 어느 점포에 관한 얘기를 예로 들었다. 서튼에 따르면 이 점원은 매출 실적 면에서 가장 뛰어났지만, 동료들을 거만한 태도로 대하거나, 동료의 고객을 가로채거나, 동료들 사이에서 비협조적으로 행동하기 일쑤였다. 강제배분평가제도가 낳은 폐해였다. 하위 10%에 속하지 않으려면 동료를 돕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요, 목숨을 부지하려면 동료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스타급 판매사원을 해고하고 나서 경영진은 예상치 못한 놀라운 일을 겪게 된다. 점포의 총매출액이 30%나 증가한 것이다. 사실상 이 ‘판매왕’은 그동안 조직에 위화감을 조성해 전체 직원의 판매 실적을 저조하게 만드는 원흉이었던 셈이다.

 

실적 좋은 놈이 조직 망쳤네

미국 경영학의 귀재 피터 드러커는 기업에 부서 간 경쟁 체제를 도입하려는 경영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경쟁은 기업 밖에서 하는 것이다. 더욱이 기업 내에서 경쟁은 절대 금물이다.” 그는 베버리지 경의 말까지 인용하며 “조직을 구성하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일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충고했다.

우리는 그동안 조직원들끼리 서로 함께 일하고 싶어하거나, 별다른 꿍꿍이 없이 서로 편하게 협력하고, 논쟁을 벌이는 조직이 상대적으로 실적도 좋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이런 조직에는 실력이 특출한 직원이 평범한 직원과 나란히 앉아 일을 한다. 아이큐는 평균보다 낮지만 상냥한 직원이 있는가 하면, 새로 나온 경영론을 익히는 일보다는 바로크 음악이나 송어 낚시 등에 더 관심이 많은 ‘예술인’도 하나둘 섞여 있을지 모른다. 잭 웰치나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말이지만, 기업의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담보하는 것은 내부 경쟁이나 개인의 치열한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오히려 직원 사이의 신뢰와 동료애다.

ⓒ Alternatives Economiques·번역 허보미 위원

해고 목적의 평가는 안 될 말

강제배분평가제도 실시에서는 불가피하게 노동법을 위반하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먼저, 평가 결과를 악용하는 문제가 있다. 연봉이나 상여금의 수준을 책정하거나 업무 역량을 증진할 요량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합법적인 행위다.

하지만 직원을 해고하기 위한 목적의 평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직원평가 결과는 업무상 과오를 저지르거나 역량이 부족한 직원을 처벌하기 위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없다. 해고 규정은 따로 있다.

직원을 평가할 때 주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경영진은 논란의 여지 없이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세워야 한다. 회사는 직원 평가 기준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직원이나 노사협의회에 통지할 의무가 있다. ‘기업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문제는 모호한 성격을 지니므로, 직원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적합하다. 가치에 부합하는지 평가하는 제도가 반대 세력이나 조합원, 심지어 경영진의 선택에 약간 토를 다는 이들까지 회사 밖으로 쫓아낼 빌미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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