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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디바이드 | |
아침햇발 | |
이인우 기자 | |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1998년 1562명이던 초중고생의 국외유학이 2004년에는 1만6446명으로 증가해 7년 새 10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주목할 것은 초등학생들의 조기유학이다. 1998년 212명이던 것이 2004년 6276명으로 무려 30배가 증가했다.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1만명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어린 나이의 자식들을 낯설고 물선 외국으로 내보내는 이유는 한가지, 영어다. 내 가까운 친구 하나도 올해부터 이 대열에 섰다.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그는 외국을 돌아다녀보니 갈수록 영어의 필요성이 절감되더라며 자식들만큼은 영어 때문에 기죽고 들어가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나름대로 국제적인 시야와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이 영어 조기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조기유학은 상당한 비용과 여건을 필요로 한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기유학생의 64%가 가장의 월수입이 500만원 이상이라고 한다. 이미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3만달러 시대를 실현하고 있는 최상위층에서만 가능한 일이란 뜻이다. 보통사람들은 어떨까.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지만, 학생들의 수준차가 커서 실효성 있는 교육이 되지 못한다고 교사나 학부모나 이구동성이다. 이렇다 보니 초등생 영어교육에 대한 욕구도 결국은 학원이나 과외 같은 사교육 시장으로 몰린다. 경제적으로 많은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계층에겐 또 하나의 짐을 얹거나 좌절감으로 작용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애들까지 영어에 목맬 게 무어냐고 탓할 일이 아니다. 원천적으로 세계화를 거부한다면 모르되,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영어가 시시각각 현실 속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서민들이라고 왜 직감하지 못할까. 경제 격차가 자녀의 영어능력 격차를 낳고 영어 격차가 다시 빈부 격차를 낳는다는 이른바 ‘잉글리시 디바이드’(English Divide) 현상은 양극화의 또다른 위험신호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작성한 ‘한국인의 소비구조 변화 보고서’는 소득 상위계층의 교육비 지출 비중이 하위계층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투자의 차이가 대를 이은 계층의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잉글리시 디바이드의 대안을 고민하는 것은 우리의 공동체를 조화롭게 가꾸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영어마을을 폼나게 짓는 데만 신경쓰지 말고 실제 활용에서도 저소득 계층에게 기회를 넓혀야 한다. 국제학교 설립도 확대하되, 일정비율 이상의 입학정원을 교육소외계층에게 할당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일반 초등교육의 틀 안에서 영어교육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 학습능력이 있고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학생들이 단지 경제력 때문에 기회를 갖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새 세대들에게 영어는 전 계층의 도구학습 대상이다. 부모의 능력으로 주어진 물고기로서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범주 안에서 영어교육을 다뤄야 할 때다. 교육의 양극화야말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나쁜 양극화다. 이인우/사회부 교육취재팀장 iwlee21@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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