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대통령직에 관한 적절한 시각... 동의한다.


--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은 권위주의 타파한다고 민주적 권위마저 잃어 국민이 응징적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자료사진) ⓒ
한때 정치권을 강타한 '안철수 신드롬'의 배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알려졌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전직 대통령들을 평가하면서 차기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17일 서울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선정치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선 윤 전 장관은 “2013년 출범하는 새로운 국가지도자가 안고 있는 과제는 자유민주주의, 사회경제적 평등, 민주화 수호의 3가지 과제가 부딪힐 때 아주 균형 있게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한국적 통치술을 가진 지도자가 나와야된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겉으로 보기에는 건장한 사람이 병원 가서 검사해보니 심각한 결과가 나온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도 MRI를 찍어보면 성한 곳이 없을 것”이라며 “역대 정권이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이렇게 곪아터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근래 몇 년 사이에 만난 30~40대의 스트레스는 분노 수준까지 왔으며 히팅 포인트(hitting point)만 있으면 금방 폭발할 정도”라며 “국가가 안고 있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기 때문에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또한 “지금 언론에 나오는 대통령 후보 중에 이런 커다란 과제를 해결할만한 자질과 경험,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한 뒤 “요즘 대안이라는 말이 무수히 나오는데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지도자가 떨어지길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모두의 공동체인 만큼 그런 인물이 없는지 적극적으로 쳐다보는 것도 필요하다”며 “등잔 밑이 어두울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국적 통치술의 자질에 대해 윤 전 장관은 ‘대통령직에 대한 투철한 인식’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사회 모든 부문에 리더십이 있지만 국가라는 정치공동체는 그런 모든 것을 포함하고 존재하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리더십은 다른 리더십과는 완전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대 대통령들은 권력에 대한 사유 의식이 많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폐단이 많았다”면서 “지금 바람직한 대통령 리더십은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국민이 의사결정하는 과정을 책임지는 관리자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관리자’라는 인식을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 

두 번째 자질로 그는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했는데 역대 대통령들이 과연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철저하게 추구했는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며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사람’을 꼽았다. 

윤 전 장관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화신이지만 막상 대통령이 된 후 국가를 운영하면서 권위주의적으로 변했다”며 “노무현 정권의 경우 권위주의를 타파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민주적인 권위 자체가 없어져서 국정운영이 힘들었고 결국 국민들이 응징투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민주주의라는 것은 정치과정,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생산성과 효율성을 우선 가치에 두는 CEO의 눈에는 시간 자원의 낭비로 보일 수 있다”면서 “민주주의 과정을 무시하거나 생략했기 때문에 심각한 갈등을 초래했다. 오히려 비효율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자질로 채찍과 당근을 이용한 ‘북한 관리 능력’을 들었다. 

윤 전 장관은 “과거 햇볕정책은 당근만 사용했고, 최근에는 채찍만 사용했는데 둘 다 실패했다”면서 “결국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는 협상의 일반원칙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통일의 마지막 과정에서는 북한 주민의 마음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인데 그들이 볼 때 한국사회가 살만한 사회라고 동경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 통일한국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사회를 총체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핵심적인 과제이며, 내년에 등장하는 국가최고지도자가 이런 과제를 해낼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조성완 기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