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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고...]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 - 김광기 지음

  평점 3.0/5.0

 지금 미국을 다시 알아야 할 이유 52 라는 부재를 달고 있다. 미국. United States... 대단한 나라다.
지금 나에겐 미국은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고, 미국어를 잘쓰기 위해 하루에 1시간씩은 읽고, 보고, 말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지금 이순간에도 미국의 주가가 어떻게 되었나 미국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가.. 내가 투자한 금융상품에 영향을 주고 하루밤에도 일히일비를 하게 만든다. 

 미국은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사회엔 더 큰 영향을 준다. 한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이라고 불리우고, 한국을 위해서 피흘린 나라라는 대접을 받고 있다. 지금 한국은 미국의 군사적 도움이 없다면 중국과 일본의 방위력 불균형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미국~~ 미국!!! 미국을 외친다.
 최근까지 우리 사회는 극단적으로 미국의 51번째 주(State)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미국, 미국, 오직 미국뿐이었다. 대부분의 학문적 성취는 미국적인 성취에 기반해 있고, 대다수 기업들의 외화벌이도 미국을 통해서 발생했다. 특히 중요한 교육 시스템은 오직 미국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취득해야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버렸다. 지금 이순간도 대다수 대학의 교수임용시 미국학위 취득자가 90%를 넘어서는 현실이다. 현재도 대부분의 학위 취득목적의 유학도 70%이상이 미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우리에겐 미국은 꿈의 나라.. 혹은 어머니의 나라였다. 일편단심의 마음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젠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들어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적, 사회적 이해타산은 한국사회에서 불법 정권들의 득세를 용인하거나 방조했고, 더 나아가 한국의 중요한 산업적 이득과 자본적 이득을 약탈하기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예가 전두환 정권과  IMF 사태이다. 그 내면의 추잡함과 이기적 단면은 미국의 자본지상주의의 극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에선 미국의 자본지상주의의 원인을 사회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9.11사태이후 점차 미국의 경제적/사회적 위상이 퇴보되면서 급기야 '서브프라임 사태'이후 미국의 급격한 쇠락의 형태를 설명하고 있다. 주정부, 연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빈곤층의 급격한증대 그리고 여기서 벌어지는 승자독식의 심화, 부도덕과 불신이 만연한 사회, 순종적이지 못해 사회 정의에 눈을 감아버리는 미국인, 이젠 더이상 인권을 이야기할 수 없는 미국의 단면..
 그렇다. 미국 사회가 가진 부조리와 문제점을 약간은 격양된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의 환상속의 모습"은 아닌 "현실의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뭐?

 이책은 현재 미국의 모습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사회가 가진 미국우상주의나 자본지상주의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분석과 내용의 전개는 사회학자의 관점이라기 보단 저널리즘의 시간적 배열에 기인하는 느낌이다.
즉, 특별한 인과관계를 책에서 말하고 있지 않다. 그저 a->b->c가 발생했으니 a는 b의 원인이 아닐까 라는 식이다. 

 첫번째, 현재 미국의 원인을 경제위기와 자본주의에서 찾는건 동의할 수 있다. 그 원인에는 과도한 부채를 당연하게 여기는 가불경제라는 키워드가 기반이 되었다. 분명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그건 미국만 그런것이 아니다. 스페인이나 포루투칼, 하다못해 거의 망하기 직전인 그리스도 상대적으로 과소비 심하지 안았음에도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 왜일까?

 거품경제엔 모든 국가/모든 사람이 집단적 광기(히스테리)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그건 한국도 미국도 유럽도 어디든 마찬가지다. 단순히 한나라의 국민 혹은 정책의 문제만을 이야기 하긴 어렵다. 미국이 가불경제 혹은 과소비를 지속했던 근본원인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냈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은행역할을 하는 미국에겐 파산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고, 화폐가 필요한 전세계 각국은 미국에 재화를 제공하고 화폐를 받아갔기 때문에 화폐를 찍어내고 보유한 미국은 그걸 많이 유통할수록 권력과 부는 증가하게된다. 그건 미국에 의해 만들어졌다기 보단 미국이라서 그렇게 할 수 있었고, 미국이기 때문에 누린 특권이다. 그런 미국이 경제위기가 온다는 건 이젠 미국 말고 다른 화폐 즉 중국의 위안화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은행도 입장을 바꾸려는 이기적 선택에 의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두번째, 국가 부채의 증가원인으로 무분별한 예산낭비를 지적하면서 과도한 복지예산에 대한 언급이 여려군데 나온다. 미국의 복지라, 그 복지는 유럽의 복지수준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웨덴이나 핀란드 아니 독일만 해도 복지 수준은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이런 나라들은 1만불 수준의 국가일때 복지와 나눔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재창출해서 지금 가장 부유한 국가가 되었다. 실제 복지가 이루어진 국가일수록 빈부격차는 줄어들고 경제활동인구의 숫자는 늘어나는 경향이 존재한다. 미국의 복지가 이정도였다면 줄여도 될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국민이 공공의료보험 해택도 받지 못하던 나라였다. 연금도 거의 대부분의 개인연금에 의존해야 하고, 공무원과 직장인의 해고는 전세계에서 가장 쉬운 국가이다. 이런 복지와 관련된 현실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으면서 과도한 복지예산이 국가 부채의 핵심인것 처럼 논하고 있다. 안타갑다. 오히려 국방예산과 불필요한 방위예산의 규모, 그리고 정부가 과도하게 민간기업(금융기관)에 대여한 부채에 대해선  별 언급이 없다. 

 세번째, 먹고 살기 힘든때, 개인의 이기심은 더 높아지게 마련이다. 역사적으로 전쟁과 경제적 궁핍은 그 어떤 나라든 신뢰의 실종과 개인의 이기심을 극대화 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경제적 어려움은 개인들의 이기적 행동을 더 촉진할 수 밖에 없다. 비단 미국뿐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국민이 생각보다 더 심각한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이상은 특별한 분석도 내용도 없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는 책은 근본적으로 미국의 언론에서 언급된 내용을 저자 개인의 경험과 버물려 적당히 조합한 잡지다. 사회학자가 가진 시각보다는 미국적 사고를 가진 저자가 본인이 경험한 미국이라는 강대국을 그리워하는 건 아닌지, 그리고 일부 기존 언론이 가진 시각을 그대로 전달한 건 아닌지 아쉽다. 미국이라는 국가의 진정한 내면을 보고 고민해 볼 생각이 있는 독자나 혹은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는 독자라면 보자마자 던져버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편협한 미국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본다면 조금은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책이다.  저자를 반미주의자로 몰아 붙히는 몇몇 골통보수가 있는듯 한데.. 내가 보기엔 저자는 반미가 아닌 친미주의자인것 같다. 오히려 그는 강대국 미국을 그리워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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