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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 뚝심은 정말 대단하다.

내가 하는 일은 혁신을 기반으로 기업의 프로세스, 문화를 바꾸고 더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혁신은 엄청난 반발과 강력한 저항세력을 만나게 된다.

영화의 한장면과 같이 극적인 타협도 없고, 완벽한 굴복도 없다. 

그리고.. 강력한 반발은 "적"을 만들게 된다. 그래서.. "타협"을 하게 되고.. 경쟁력은 근본적으로 좋아지지 않고. 잠깐 효과만 있을 뿐이다.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생사를 넘나는 기업의 경우도 "독재"적 혁신활동이 없으면 쉽게 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리더의 Commitment가 혁신활동의 가장 강력한 동기라고 하는 건 맞는 말이다.

그런데.. 대학에서라면?? 대학은 그 어느곳 보다 "혁신"이 필요한 곳이지만.. 그 어느곳 보다 "혁신"적이지 않은 곳이다.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뀌고 좋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고 하지만.. 역시 쉽지 않다.


그저 그런 이류, 삼류로 남을 거라면.. 혁신은 필요도 없고, 그냥 남들 눈치만 보면 된다. 그러나.. 세계 10대 대학을 꿈꾼다면, 그건 다른 문제인것이다. 그래서.. 기업에서 하고 있는 "독재"적 혁신은 필요 할 수 밖에 없다. 기존에 강하게 뿌리내린 기득권층은 가만히 앉아서 세계 10대 대학을 꿈꾼다. 아니 10대 대학이라는 말에 콧웃음을 친다. 자신들이 젊은 혹은 능력있는 교수들에게 밀린다고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레 학생들을 조장하게 된다. 순진한 학생들은 그저 소통이니 신뢰니 하면서 그 말에 쉽게 넘어가게 마련이다.


혁신은 소통을 필요로 하지만, 독재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소통은 독재를 위한 일종의 fake motion일 뿐.. 

서남표 총장은 그런 기법이 부족했던것 같다. 한국식 Fake motion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았고. 감언이설이 잘 안되어서 혁신을 하지만, 반대세력이 많은 것이다. 특히 소통이 안되는 리더는 혁신의 성과를 지지해줄 자신의 지원세력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그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것이 서남표 총장의 한계일 수 있다. 한국은 적과 아군을 만들어서 나를 대신해서 적과 싸워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건 손자병법에도 나오는 기본중에 기본이다. 내손에 피를 뭍힐 필요가 없는법


미국식 사고는 그렇지 않다. 논리와 정의가 있으면 궁극적으로 따라온다는 로마식 전투사고가 있다. 그래서야 쓰겠나. 

여하튼 서남표 총장의 혁신은 전체적으로 전형적인 혁신 과정대로 해 나가고 있고, 또한 일정부분 성공했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MIT같은 미국식 경쟁주의와 성과주의 중심에 있는 대학과  KAIST와 같이 경쟁과 성과주의가 애매한 국립대학에서 혼자서 싸운다는 건, 그 시작과 끝이 비슷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서남표 총장이 아쉽다. 그의 혁신은 동의하지만.. 그 과정은 조금더 한국적 상황에서 한국적 방법으로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왜 자꾸.. 거스 히딩크의 용병술과 교묘한 언론플레이가 생각 나는지.. 그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보고 싶다. 한국 대학교육의 전환점 역할을 했으면 한다.


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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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카이스트 이사회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명 카이스트 이사장은 이날 새벽 서 총장과 대화를 나눈 후 안건 처리를 연기했다. 카이스트 총장 거취 문제가 더 깊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어 더 묘한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국민적인 이목이 집중된 상아탑 대혈전을 보고 있다. 고급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국가 과학기술의 첨단화를 위하여 설립된 이공계 영재들의 대학 카이스트. 거기 고고한 지성의 전당에서 두 명의 노 석학이 해외 과학계의 시선까지 쏠린 가운데 생애의 명예를 건 일전을 벌이고 있다. 

칼을 잡은 오명(73) 카이스트 이사장이 지금까지 개혁의 칼날을 휘두르다 벼랑 끝으로 몰린 서남표(75) 카이스트 총장을 찌를 것인가. 오 이사장은 체신부·교통부·과학기술부 장관과 아주대·건국대 총장 등을 역임한 행정의 달인. 서 총장은 미국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 및 석좌교수, 미국 과학재단 부총재 등을 역임하고 정부의 요청을 받아 2006년 카이스트 총장으로 부임한 이래 ‘서남표식 개혁’이라는 말을 탄생시켰을 정도로 바람을 일으킨 카이스트 개혁의 달인이다. 

행정 9단과 개혁 9단의 1합은 20일 새벽 비밀리에 펼쳐졌다. 강호의 무림들은 이날 오전 열리는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오 이사장이 서 총장 계약해지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서 총장이 장렬히 전사할 것이고, 그 결과 국내는 물론 세계 과학계에서 어떤 파장이 일어날 것인지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1회전의 결과는 비밀에 휩싸여 있다. 이날 새벽 변호사 입회하에 이루어진 대화에서 두 사람은 “이사장과 총장은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 총장의 자율에 맡기기로 하며, 향후 후임 총장을 함께 선임하기로 한다”고 합의한 후 오 이사장은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총장 계약해지안을 상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심은 서 총장에게 쏠린다. 우리 사회에서 개혁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 대학을 뒤흔든, 더구나 개혁을 시도하다 번번이 총장들이 중도하차한 카이스트에 회오리를 일으키다 교수·학생의 반발에 이어 자신에게 불리해진 이사진에게 둘러싸여 있는 그가 이 벼랑에서 어떻게 탈출할지 궁금하다. 오명 9단이 숨기고 있는 검법도 관심거리다. 서 총장과의 인터뷰는 17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3시간가량 진행됐고, 20일 이사회 후 보충 인터뷰를 거쳤다. 

-20일 열린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41년 카이스트의 역사에서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2010년 7월)한 서 총장을 계약기간 4년 중 2년 만에 계약 해지시킨다는 것이 일반의 예상이었다. 상황이 급변한 이유는 무엇인가. 

“19일 저녁 오명 이사장이 학교 발전과 개혁 지속을 위한 원만한 해결 방안을 제안해 와 20일 오전 6시30분부터 90분 동안 대화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학교 개혁이 중단돼선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카이스트 발전을 위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 

-두 사람의 합의 내용이 수수께끼 같다. 자율에 맡긴다는 앞부분은 총장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향후 후임 총장을 함께 선임하기로 했다는 뒷부분은 자진 사퇴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자진사퇴로 유도한다는 오명 이사장의 뛰어난 전략이라고 평가해도 되겠는가. 

“모든 것은 진상규명이 우선이다. 그간 나는 학내에서 수없는 음해와 모함을 받았는데, 모 교수가 자신의 ‘모바일 하버(움직이는 항구)’ 특허를 내가 가로채가지고 있다가 들통나게 되자 되돌려 줬다는 주장을 폈다. 그 주장이 계속 확대되니까 학교 내에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경찰에 조사를 요청했다. 관할 둔산경찰서에서 조사한 결과 그 교수가 잘못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를 ‘사전자 기록위장 및 동행사’라는 죄목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자 교수협에서는 학내 문제를 수사기관으로 가지고 갔다고 비판하고 있다. 어쨌든 검찰에서 이 문제를 수사 중이니까 진상이 가려진 후 총장의 거취 문제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며칠 전 이사회에서 서 총장 계약해지안을 상정한다는 소식 알려지자 ‘자진 사퇴는 없다, 차라리 쫓겨나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임기 중에 나를 내보내려면 그만한 근거를 갖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어떤 얘기도 들은 바가 없다. 나는 미국에서 많은 혜택을 다 뿌리치고 생애의 마지막 부분을 고국에 봉사하고자 6년 전 카이스트의 총장으로 왔다. 그후 지금까지 하루 14시간 이상을 카이스트를 위해 일하며 많은 것을 바꿔왔다. 내 목표는 오로지 카이스트를 미국 MIT 수준의 세계 최고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신명을 다 바쳐 일했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해임되는 수모를 당하지 말고 자진 사퇴하라는 충고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카이스트의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굴욕적으로 해임을 당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과 카이스트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서 총장을 내보내기 위한 그룹이 있다고 했는데 그들이 누구인가. 

“대략 짐작은 하고 있지만 형체는 드러내지 않고 있다. 카이스트 내부와 타 대학 인사, 정부 인사 등 상당히 교묘하게 움직이는 것이 대부분 파악되고 있다. 이사진도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로 꾸준히 물갈이됐다.” 

-처음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서남표식 대학 개혁을 지지했다. 그러나 개혁 피로감 때문이었는지 카이스트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형성됐다. 추진 방식이 독선적이고 불투명하다는 것이 교내의 불만 사항이다. 이사회에서도 반대쪽으로 돌아섰고 막판에는 카이스트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서 총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최선이라는 여론이 확산됐다. 

“나를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 실제로 내가 한 만큼만 해줬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교수들은 서남표의 대학 개혁 흐름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도가 넘은 공격을 해왔다. 누구나 반대 주장을 할 수 있고 싸울 수도 있다. 그러나 지켜야 할 수위가 있다. 교수단체의 태도를 보면 하나의 사퇴 이유가 효력을 다하면 제2, 제3의 사퇴이유서를 다시 쓴다. 그렇게 해서 지난 1년간 30여 차례의 사퇴이유서를 이사회에 냈다.” 

-개혁 대상인 사람들이 총장을 몰아내려 했다는 말인가. 

“내가 조사해보니까 우리 교수 중 20% 가까운 사람이 과거 5년 이상 논문 한 편 안 쓰고 1주일에 평균 3시간 강의하고 평균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총장 퇴진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데모하는 사진을 보니까 이런 사람들이 주축이었다. 우리 대학은 연구중심대학이라 강의가 적은 대신 연구나 학생 지도에 힘을 써야 한다. 80%의 교수들은 1주일에 60시간 이상을 일한다.” 

-젊은 학생들이 반발한 것도 이기적인 동기를 가졌다는 말인가. 

“재수강 제도를 없앤 것이 첫 번째 반발의 이유였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학비와 기숙사비 등 모든 것이공짜니까 성적이 좋지 않으면 졸업을 하지 않고 몇 번씩을 재수강해서라도 낮은 학점을 높은 학점으로 변경시키고 있었다. 이것은 학교의 수준과 명성에 관련된 문제다. 이런 식으로 좋은 학점을 받는다는 것을 알면 해외의 유명 대학에서 카이스트의 학점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젊은이들은 어려운 것에 당당히 맞서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책임감이 생기고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능력이 생긴다. 기숙사도 부족하다. 여기에 전과목 영어강의도 엄청난 반발에 부닥쳤다. 총학생회에서 얼마 전에 75%의 학생이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고 발표했지만 전체 4000여명 중에서 투표에 참여한 학생은 1278명이고 그중에서 950명이 퇴진에 찬성했다. 전체 19%에 불과한 수치다. 나를 지지하는 학생들의 이메일이 계속 날아오고 있다.” 

-인사 제도를 강화해 지난 6년간 39명이 테뉴어(정년이 보장된 교수) 심사에서 탈락했고 19명이 재임용에서 탈락됐다. 어느 대학도 상상할 수 없는 수치다. 국민들은 시원해 했지만 내부적으로 반대세력이 생겨나 똘똘 뭉치는 것 아닌가. 

“세계 10위권 대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제도다. 이렇게 하니까 카이스트가 세계 대학 100위 내에 진입하고 공학 분야에서는 20위권에 진입하게 됐다. 그러나 실적 없는 교수들이 직업의 안정성이 위협받게 되니까 반발하고 타 대학에서도 영향을 받을까 위기를 느낀 교수들이 합세한 것이다. 그리고 학과장 중심제로 학교를 운영하니까 오랜 경력과 지배권을 가지고 있던 교수들이 반발한 것이다.” 

-학내는 그렇다 치더라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조차 서 총장을 반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교수 두세명 늘리는 데에도 총장과 부총장이 교과부에 들어가 90도로 절을 하고 그래야 한다. 그렇게 해서는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그런 과정을 포기하고 밖으로 뛰어다니며 연구비를 모았고 지난 5년간 279명의 뛰어난 신진 교수를 채용했다. 온라인전기자동차, 모바일 하버(움직이는 항구), EEWS(에너지, 환경, 물 등 지속가능 과제)도 세계 과학계에서 매우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연구비를 다 몰아간다고 타 대학에서도 당연히 나를 미워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라도 해야만 했다. 세계 유명 대학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학을 연구비 수주와 같이 돈으로만 따져도 되는 것인가. 

“과학기술 분야는 돈이 없으면 연구할 수 없다. 기계 하나에 몇 십억원씩 한다. 연구를 잘해야 연구비를 받아오게 된다. 우리 대학은 교수 1명당 평균 연구비 2억5000만원을 쓴다. 과학기술 분야의 특수성이다. 연구를 잘 하는 교수라야만 연구비를 얻어오게 돼 있다.” 

-우리 사회와 미국 사회의 리더십, 소통에 대한 관점에 차이가 있는가. 

“한국은 문제의 본질보다는 외부적인 것을 갖고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가 지방색 따지고 학맥 따지고 그랬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소통을 잘못 했다는 지적에는 앞으로도 반성하고 깊게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좀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대화를 하자고 하면 조용히 앉아있기만 하다가 뒤에서 다른 소리를 한다. 그리고 카이스트에는 정치 성향이 너무 많다. 뒷말과 의혹이 판치고 교수가 지녀야 할 보편가치보다 헤게모니가 더 우선순위로 작용한다.” 

-한국 사회에 정치적 연고, 학연, 지연과 같은 카르텔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어느 나라에나 그런 것이 있는 것 아닌가. 

“카르텔은 어느 곳이나 있고 개혁 역시 어디서나 어렵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옳은가 아닌가 하는 점을 놓고 치열하게 싸워도 모함이나 거짓 공격을 하지는 않는다. 그런 방식을 동원하는 사람은 발붙이지 못한다. 미국에 비해 한국의 카르텔은 열배는 강하다고 생각된다. 열 몇 살 때 어느 고등학교를 다녔는지가 60대에까지 작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음 카이스트 총장은 어떤 사람이라야 한다고 생각하나. 

“다음 총장에 대해서는 지금 내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카이스트 총장은 적당히 일하면서 자리 유지하고, 모나지 않게 학교 관리하는 자리는 아니다. 앞으로 카이스트는 5년쯤 지나면 폭발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 카이스트에는 교수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이 인적개편은 틀림없이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게 될 것이다. 5년 정도 지나면 분위기와 시스템이 달라질 것이다. 정의는 늦더라도 드러나게 마련이다.” 

카이스트 총장의 역사는 평탄하지 않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전임 로버트 러플린 총장은 교수평가를 시도하다 반발에 부닥쳐 2년 만에 물러갔고, 전 전임 한홍택 미 UCLA 석좌교수는 1년2개월을 근무하고 자진 사퇴했다. 범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서 총장도 힘든 줄타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행정 9단은 그래도 있다. 그러나 대학을 개혁시켜 세계적 대학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서 총장이 끝내 임기 중에 물러나게 된다면 카이스트의 이사회를 대표하는 오명 이사장이 서 총장과 비교해 건국대나 아주대를 얼마나 개혁시켰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 총장에게 문제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미국식 개혁은 위험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그러나 학교의 낡은 시스템을 바꾸고 세계적 대학으로 만들고자 열정적으로 일한 노 석학이 막다른 길로 몰리는 닫힌 구조, 이것은 분명히 우리 사회와 대학이 풀어야 할 문제다. 이 세상에 행정 9단과 개혁 9단을 겸비한 18단의 고수가 있는가. 

만난 사람=임순만 논설실장 s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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