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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예측된 갑작스런(?) 사퇴발표를 보며.. 역시 정치인이란.. 권력을 추구하는 전문가 집단이다는 점을 확인했다.

안철수는 정치에 있어선 초보에 불과하다. 단 한번도 재대로된 정치 영역에서 활동한 경험도 없고, 정치에 있어 이상향을 꿈꾸는 공자와 같은 사람이다. 그의 이상향에 대한 갈망은 대다수 민중에게 꿈 같은걸 줬고, 실제 그 꿈은 그에게 대통령이라는 놀라운 도전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초보이다. 정치에 있어선..

문재인을 비롯한 민주당 세력은 오랜 기간 정치투쟁을 통해 권력을 새누리당과 양분한 세력이다. 아니.. 최소한 노무현 이후, 노무현을 통해 이상향만으론 이길수도 없다는 점을 매우 절감한 세력이다. 그에게 안철수는 자신의 과거의 단상이었을 수도 있다.

안철수와 같이 이샹항을 추구하는 정치 초보에겐 자존심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노무현이 그랬듯.. 단일화 과정 동안 민주당은 자신들이 과거에 당해왔던 그대로 안철수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뻔한 행동 그대로, 뻔한 결과 그대로, 꼭 자신들은 통근 양보한 것인양 포장한 것 부터 시작해서 슬슬 안철수가 가진 마음의 진심을 긇어댄다. 일임론도 그렇게 나왔다.  협상과정 전반에서도 그런 식으로 대응했다.

안철수는 분명 사퇴한다. 이런 강한 신념에서. 노무현이 자존심때문에 죽었듯..

민주당의 이런 정치적 술수 혹은 정치공학적 접근을 안철수와 그의 세력은 아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국민의 지지를 제외한 그 어떤 비빌 언덕이 없는 세력이다. 그들의 시작은 깨끗함과 정직함인데 이러한 개념은 실정치의 본질과 거리가 먼 것이니, 안철수에게는 다른 정치세력과 연대하거나 끌어드리는 전략을 통해 문재인을 이기긴 불가능했다. 그래서 국민만을 보고 전진했어야 했다. 하지만.. 정치 초보인 안철수에게 그건 머리로 생각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문재인과 민주당은 이런 모든 상황을 어느정도 예상했다. 그래서 안철수의 사퇴론을 흘렸고, 실제로 그렇게 됬다. 

안철수는 사퇴했지만, 문재인도 안철수도 승리하지 못할 것 같다. 안철수는 결론적으로 패배자이다. 그것도 정치 초보로서는 가장 큰 싸움을 패배했다. 큰 싸움을 이끄는 장수로서 사퇴라는 카드를 던졌지만, 그것도 자존심때문이라고 보이는 건 나만 그런걸까?, 박근혜가 신이 나서 잠을 못잘 듯하다.

문재인은 정치인으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상대방의 약점을 잘 이용하고,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그러나 그뿐이다. 중요한 싸움에서 이겼지만, 큰 싸뭉에서 이길수 있을지 모르겠다. 너무 정치인 답다는건 가끔 구태의 다른 말이 되곤 한다. 안철수를 지지한 대중들은 그의 이상적인 모습을 지지한 세력이다. 그들의 많은수는 투표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이후의 상황은 문재인과 민주당의 몫이 될수 밖에 없다.

만약 그들이 진다면, 안철수의 사퇴가 물거품이 되도록 만든 세력이되고, 그들은 거짓말 쟁이와 실패한 잔당에 불과해 질 것이다. 권력을 획득하면 이 모든것이 용서가 될지 모르겠지만, 쉽지 않은 방향으로 갈 조짐이다.. 

안철수에게는 기회가 아직 많다. 그는 당장의 승리는 없지만 그래도 겨자씨는 남겨놨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경쟁력을 많은 사람이 아쉬워 할 것이다. 그래서 안철수는 더 큰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앞으로 5년동안이 지난 5년과 별반 다를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답답하기만 하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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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사퇴 선언 안철수, 이유 알고보니

23일 전격 사퇴 선언하면서, 그 배경 관심 집중

그동안 거듭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혀온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3일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후보는 최근까지도 양보론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일축해 왔기 때문에 캠프 관계자들은 물론 지지자들도 안 후보가 사퇴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안 후보가 이날 후보 사퇴·백의종군을 선언하게 된 직접적이고 표면적인 이유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이날 사퇴 회견에서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제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며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까지 진행된 룰 협상 과정에서 문 후보보다 안 후보에게 비판 여론이 집중됐다. 안 후보가 새 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출마선언을 한 만큼 대중의 기대도 그만큼 컸는데 안 후보 측이 지나치게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만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아름단운 단일화’를 약속했던 안 후보로서는 이 같은 비판 여론이 끝내 사퇴할 수 밖에 없는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사퇴에는 출마선언 명분이었던 정치혁신이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자체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 과정에서도 민주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쇄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순조롭지는 못했지만 기성정치 쇄신을 골자로 하는 새정치공동선언문도 발표하는 등 어느정도 성과도 이뤘다. 정치개혁 과제는 본인이 어느 정도 달성했으니 이제 문 후보가 정권교체를 이뤄 달라는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사퇴 회견 백의종군을 선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치개혁 안철수, 정권교체 문재인이란 역할분담론은 안 후보의 향후 정치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 비록 대선 후보 직은 문 후보에게 양보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 한다면 대선 이후 적어도 야권의 정치지형은 안 후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수 밖에 없다. 단일화 국면에서 안 후보는 정치에서 조직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리적 협상 시한이 하루이틀 남아있는 상황에서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사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가상대결+적합도 조사+지지도 조사’를 적절하게 섞을 경우 단일화 룰 자체가 안 후보에 특별히 불리한 것도 아니다. 시간도 있고 룰도 비교적 합리적으로 마련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후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 캠프 안팎에서는 지난 21일 TV토론, 22일 담판회동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의 출마의지, 정권교체 의욕 앞에 무릎을 꿇은 게 아니냐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안 후보는 22일 담판회동 직후부터 집과 사무실에서 나오지 않고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 출마선언까지 걸린 시간보다는 짧았지만 이미 안 후보가 장고에 들어갈 때 사퇴를 결심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안철수 펀드가 예상 밖에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도 미미하지만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펀드로 280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할 계획이었지만 열흘간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최근 불거진 안 후보 딸의 호화유학 논란도 안 후보 사퇴의 간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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